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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남궁민 "3달간 화만 내.. 살아있는 게 용하다" (인터뷰)

[기타] | 발행시간: 2016.02.24일 13:34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 세상에 자신보다 존귀한 사람은 없다고 여기는, 전형적인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안방극장을 휩쓸었다. 3개월간 '만인의 분노유발자'가 된 배우 남궁민(38). 과연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이 역할을 씹어 삼킬 수 있었을까.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천재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윤현호 극본, 이창민 연출). 극 중 남궁민은 일호그룹 남일호(한진희) 회장의 망나니 아들이자 일호그룹의 후계자 남규만 역을 맡아 신개념 악역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온갖 스캔들과 사건, 사고를 일삼는 '방탕의 아이콘'인 남규만은 무엇보다 자타공인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아랫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부수는 등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공포를 자아냈다. 남규만을 연기한 남궁민은 '3대 악역'이라 불리는 신애리(김서형), 연민정(이유리), 조태오(유아인)도 두 손 두 발을 들 정도로 '절대 악'을 완벽하게 표현한 것.

답답했던 '고구마 전개'마저도 '사이다 악행'으로 뻥 뚫은 남궁민. 소름이 돋다가도 귀엽고, 귀엽다가도 측은했던 남규만을 만든 그는 '리멤버'의 흥행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그동안 제가 화를 좀 많이 냈죠? 하하. 남규만은 분노조절장애였잖아요. 제가 남규만에 너무 빠져있으니까 항간에는 '남규만 빙의설'도 돌더라고요(웃음). 이런 반응은 칭찬 맞죠? 실제로 남규만화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일단 제가 남규만이 되면 굳이 꾸민 듯 연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 안에 숨겨진 분노도 살짝 드러냈던 것 같아요. 하하." (이하 일문일답)



사진=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 '리멤버'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모았던 남규만이다.

▶ 사랑해주셔서 감사한데 마냥 좋은 느낌은 아니에요. 주변에서 주인공인 유승호를 뛰어넘는 존재감이었다고 하는데 전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올해 연기 17년 차인데 누가 돋보이고 말고가 어디 있겠어요. 예상치 못하게 제가 돋보였던 장면이 등장해 승호에게는 미안하기도 해요. 그런 반응 때문인지 연기할 때는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승호가 돋보일 방법을 생각해보기도 했거든요. 미안해할 부분은 아니지만 제가 너무 챙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은 남아요. 아시다시피 승호는 너무 착하고 좋은 배우잖아요. 그런 승호를 두고 나쁜 마음을 먹을 수는 없죠.

- 남규만을 끝낸 기분은 어떤가?

▶ 오히려 지금은 홀가분해요. 박성웅 형이 인터뷰에서 제가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치유를 받아야 한다고 하던데 어쩌면 형 말처럼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해요. 저는 20대 초반부터 연기해 일반적인 사회 경험이 없잖아요. 인생 경험을 연기로 배운 격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남규만을 배운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죠(웃음).

- 남규만의 악행 중 가장 최악은 무엇인가?

▶ 그냥 모든 게 다 나빴어요. 인간쓰레기였죠. 자기밖에 모르고 남한테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그게 악행인지 모르는 성격적 장애를 가진 나쁜 놈이죠. 그냥 남규만은 나쁜 놈이에요. 하하.



사진=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 남규만은 화로 가득 찬, 시한폭탄인데 처음엔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시작하기 한 달 전쯤엔 남규만의 대사가 부대낄 정도였어요. 특히 나이 차가 많은 선배들에게 반말하면서 폭언하는 게 힘들었죠. 영혼 없이 연기할 수 있는데 그러면 느낌이 안 나오잖아요. 진짜 이 사람들을 발밑으로 생각해야 남규만이 되는 거니까요. 그 마음 먹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이것도 중반이 지나가니까 익숙해지긴 하더라고요(웃음). 촬영 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부터 남규만의 분노를 예열했고 점점 빨리 달아올랐죠. 하하.

- 남규만의 분노를 연기하는 데 어려웠던 점은?

▶ 역시 화내는 건 쉽지 않아요. 발성, 호흡도 힘들었어요. 이거 하면서 성대가 굉장히 강해진 것 같아요. 워낙 소리를 질렀으니까요(웃음). 화내는 연기는 종류별로 마스터한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예민해지는 과정 같아요. 촬영장은 점점 편해지는데 연기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진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20회 동안 화만 내서 살아있는 게 용해요. 만약 제가 조금만 더 나이가 있었다면 고혈압으로 위험한 순간이 왔을지도 모르죠. 하하. 너무 화내서 나중엔 얼굴에 두드러기가 올라올 때도 있었어요. 원 없이 화냈어요(웃음).

- 유행어, 명장면도 많이 탄생했는데?

▶ 이번 작품은 특히 제 애드리브가 많이 들어갔어요. 모든 스태프가 절 남규만으로 여겨줘서인지 제 애드리브를 다 믿어주더라고요. 진짜 남규만이 할 법한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과 다른 대사를 한 적도 있고요. 윤현호 작가에겐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웃음). 이런 제 애드리브는 쿵짝을 맞춰준 안수범 역의 이시언이 도움을 많이 줬어요. '너 어필 스펠링은 아냐?'라는 대사도 그렇고 안수범에게 물건을 던지는 것도 그렇고요. 안수범의 여자친구 대사도 애드리브였어요. 하하.

- 분노 연기 때문에 소품을 많이 부숴 제작진의 진땀을 빼기도 했다.

▶ 옛날부터 부수는 것 하나는 잘했어요(웃음). 조준력이 좋아 원하는 곳에 한 번에 던지곤 했죠. 스태프들에게도 던지기 전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상을 한 번에 뒤집거나 유리잔을 원하는 목표에 던지는 등 꾸준히 잘해왔거든요. 사극에서는 깨끗하게 상을 뒤집는 거로 유명했죠. '리멤버'에서 많은걸 던져봤지만 그중 노트북이 제일 아깝더라고요. 진짜 새 노트북이었는데 제가 기가 막히게 부숴버렸다. 노트북 자판이 다 튀어나왔고 고칠 수도 없게 만들어 버렸죠. 하하.



사진=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 '리멤버'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

▶ 배우에게 최고의 찬사는 역시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그걸 지론으로 여기며 열심히 노력하죠. 열심히 한 부분은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뻐요.

- 남규만의 캐릭터에 대해 영화 '베테랑'(15, 류승완 감독)의 조태오를 떠올리기도 하는데?

▶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했어요. 조태오와 똑같은 캐릭터 아니냐면서요. 그런데 정작 저는 그렇게 못 느꼈어요. 조태오와 남규만은 확실히 틀린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잖아요. 배우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 캐릭터가 나올 수 있겠어요? 보시는 분들이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그렇지 연기할 때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갖지 않았어요. 새로운 남규만이었죠.

- 남규만에 빠져 실제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자주 냈다고 하던데?

▶ 하하. 맞아요. 평소보다 화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제 스태프들에게 가장 미안하네요. 이번 매니저가 처음 일을 하는 신입인데 제가 특히나 일거수일투족 실수를 짚어냈거든요(웃음). 가장 곁에 있었던 정지수 매니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정지수 매니저가 그만둘 생각을 가졌더라도 당장은 그 생각을 접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직 캐릭터에 빠져나오지 못해서요. 남규만처럼 찾아가 괴롭힐 수 있거든요. 크큭.

- 기획 단계에서 남규만은 '리멤버'에서 4회를 남기고 죽는 캐릭터였는데, 비중이 커졌다.

▶ 맞아요. 비중이 작은 역할이었죠. 사실 순서로 따지면 다섯 번째 배역이었어요. 그래도 작품이 좋아서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악역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도 들었죠. 의도와 달리 키플레이어가 돼 시청자에게 사이다 전개를 못 드렸죠. 죄송했어요. 너무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다녀 미안해요(웃음).



사진=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 '리멤버'가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도 했는데?

▶ 이창민 PD는 제게 속상한 내색을 안 드러내셨는데…. 물론 고구마 드라마로 보이고 싶지 않았죠. 그런데 남규만의 처단이 일찍 이뤄지면 20부작을 끝까지 이끌어 가기가 힘들어요. 전 만족한 전개였어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요? 스스로 14부부터 위기가 온 것 같았는데 그때 섬뜩한 남규만을 끝까지 몰고 가면 안될 것 같은 판단이 섰어요. 시청자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일부러 위트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오히려 그 부분을 좋게,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 '리멤버' 배우들 간 팀워크도 좋았나?

▶ 5회까지 승호를 못 봤는데 뒤늦게 만났어도 너무 좋더라고요. 배우이기 전 인성이 별로인 사람들은 친해지기 쉽지 않고 연기하는 것도 어색하거든요. 그런데 '리멤버'는 그런 배우가 없었어요. 너무 착해서 연기하기 편했죠.

- 20회 내내 유승호에게 악행을 저지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 승호는 프로죠. 제가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프로패셔널했어요. 슛이 들어가기 전에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살갑게 다가오는데 슛만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랬냐? 남규만!'이라고 몰입해요(웃음). 슛 들어가면 바로 눈빛이 변하더라고요. 리허설 할 때부터 가차 없이 연기해요. 승호는 연기하는 자세가 되게 좋아요. 상대방도 몰입할 수 있도록 돕죠. 이런 승호 때문에 저도 미안해하거나 죄스러운 마음을 갖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여기는 학예회 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저도, 승호도 너무 잘 알고 있죠.



사진=935엔터테인먼트

- 남규만이 너무 강렬해 차기작을 고르는데 힘들지 않나?

▶ 만약 또 악역이 들어와도 똑같이 안 할 자신은 있어요. 다만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악역은 정점을 찍은 것 같아 더는 못할 것 같아요. 이미 심의 규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악행은 다 했으니까요. 하하. 영화라든지 장르를 바꿔 악역을 맡는다면 또 리얼하게 할 자신이 있어요. 악역뿐만이 아니라 어떤 역할이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자신 있어요(웃음).

- '리멤버'의 남규만을 애정 해준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그동안 남규만을 너무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남규만을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걱정해준 팬들도 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에요(웃음). 다른 연기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자만하지 않고 늘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될게요.

soulhn1220@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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