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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7]초문화화와 조선족문화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4.19일 13:37
[정음문화칼럼7]초문화화와 조선족문화

◈ 안성호

글로벌시대에 들어서면서 자본, 정보, 인구, 문화를 포함한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이동이 이루어지고있다. 글로벌화로 하여 다양한 문화가 다양성속에서 서로 융합하여 조화를 이루고있다. 이는 과거의 단일적인 전통문화에 립각한 정체성이나 국적범위를 훨씬 초월하고있다. 다원문화의 교류속에서 전통문화와 국적을 초월한 초문화적인 정체성이 점차 형성되고있다. 초문화화(transculturation)는 일방적인 문화동화가 아니라 근래에 제기되고있는 새로운 문화환경에 적응하면서 원유의 문화도 보류하는 공생의 개념이다.

중국조선족은 아마 중국 여러 민족가운데서 글로벌흐름을 가장 먼저 포착하고 글로벌이동의 앞장에 서서 세계 각지로 이동하고있다고 볼수 있다. 농경사회에서 도시사회로의 이행이 이미 완성되였고 새로운 거주구도가 형성되고있다. 이러한 이동을 가능하게 하였던것은 조선족사회의 다원문화에 대한 신속한 리해와 강한 적응성이 있기때문이다.

조선족사회의 경우, 글로벌시대 이전부터 이미 이러한 초문화화를 이룩하고있었다. 조선족사회는 중국 이주초기부터 이미 다원문화적환경에 처하여있었다. 중국조선족은 조선족마을과 벼농사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여가면서 조선반도의 기초문화를 중심으로 중국 여러 민족의 문화와 일본문화의 일부분을 흡수하고 융합하여 조선족특색의 문화로 발전시켜왔다. 조선족들이 1990년대 초반부터 언어가 통하지 않는 로씨야, 일본, 미국 등 세계 각지로 과감하게 이동할수 있었던 리유는 결코 경제적요인때문만은 아니였다. 한국뿐만아니라 초기의 대로씨야무역은 거의 조선족들이 차지하고있었고 일본으로의 류학, 로무송출도 조선족이 앞장서 나갔다. 이는 조선족사회의 초문화적요소로 인하여 미지의 세계에 대하여 적응하여나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뒤받침되여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가 생각한다. 주변문화와의 적극적인 교류와 융합 능력을 갖추고있음으로 하여 미지의 세계에 대하여서도 빠르게 적응할수 있는 문화적 리해와 적응력을 구비하고있었던것이다.

그렇다면 초문화적요소를 지니고있는 조선족문화란 무엇일가? 조선족문화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것이 언어, 풍속, 무용, 음식 등이다. 우리말은 민족문화의 얼이고 여러 가지 세시풍속, 무용 등은 조선족의 민족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낼수 있는 매개이며 된장, 고추장, 김치 등 민족음식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유산이다. 이는 조선족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구성부분으로서 우리 조상들이 조선반도에서 지니고 온 조선족의 기초문화이다. 하지만 조선족문화의 외곽에는 보다 풍부한 요소들을 내포하고있다. 우리 조상들은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 이주하여 살아오면서 풍부한 문화를 창조, 전승하여왔다.

조선족사회는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의 이주, 식민지경험, 인민국가건설, 글로벌화라는 근대로부터 현대로의 사회변동을 경험하여왔다. 이 과정에서 가혹한 자연, 변화다단한 사회환경에 적응하여야만 살아나갈수 있었다. 격동하는 동북아시아의 변화속에서 생존을 위하여 조선반도의 문화에 집착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이문화적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아문화의 구성부분으로 융합시켜왔다. 이러한 과정에 조선족특색이 있는 혼합적인 문화를 이루어왔다. 현재 류행되고있는 양꼬치구이는 음식문화에서 대표적인 융합문화라고 볼수 있다. 이러한 융합기능으로 인하여 조선반도에서 지니고 온 기초문화를 민족의 대표적문화로 전승, 발전시켜 조선족의 정체성을 나타낼수 있게 함과 동시에 보다 복합적인 문화적요소를 내포시켜 다원문화에 대한 적응성이 강한 풍부한 문화를 이룩할수 있게 되였다. 하여 조선족문화는 글로벌시대 이전부터 초문화적요소를 지니게 되였으며 이러한 문화를 배경으로 글로벌시대의 조류에 재빨리 따라갈수 있게 되였다.

이러한 초문화적문화의 형성을 가능하게 하였던것은 조선족사회의 활발한 인구이동이다.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의 이동을 시작으로 우리 조상들은 잘 살아보자는 소박한 소원을 이룩하기 위하여 미지의 세상으로 끊임없이 이동하였다. 한번도 이사를 하지 않고 한 고장에서 토박이로 산 조선족은 아마 찾아볼수 없을것이다. 인구이동을 가장 엄격하게 통제하였던 1950년대 이후의 집체화시기마저 마을과 마을 사이의 인구이동은 계속되였다. 이러한 이동의 근원을 따지면 개인이 기본적으로 토지를 소유하지 않아 경제기초가 토지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대조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동북에서 벼농사에 성공하여 벼농사기술을 거의 “독점”하고있어 수전개발수요에 따른 이주가 비교적 용이하게 이루어졌고 이사를 통하여 생활의 향상이 가능하였다. 동북에서의 벼농사의 성공은 우리 조상들이 끊임없는 시행착오과정에서 이루어낸것이다. 현지기후에 알맞은 재배방법의 모색, 품종개량뿐만아니라 농기구의 개량에서도 많은 힘을 기울였다. 조선의 농기구를 가져다 사용하다가 중국 현지 실정에 맞지 않자 조선반도의 농기구와 중국 현지 타민족들 농기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량된 농기구들을 개발, 사용하였다. 현지 실정에 대한 이러한 적응에 심혈을 기울였기에 수많은 농민기술자를 배출할수 있었고 조선족사회가 동북지역 벼농사기술에서 늘 앞장서 나갈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지 문화의 장점을 리용하여야 할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였으며 다원문화에 대한 수용과 융합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다. 빈번한 인구이동은 타문화에 대한 수용과 융합에 박차를 가하였고 타지역의 성공적인 사례는 민족공동체를 통하여 신속하게 공유되였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조선족사회가 조선족마을을 중심으로 민족공동체를 유지함으로 하여 민족기초문화를 유지함과 동시에 타문화를 수용, 융합하여 민족문화를 보다 풍부하게 하고 다원문화에 대한 신속한 리해와 적응력을 강화할수 있었다.

조선족문화가 중국 이주과정에 초문화적요소를 지니게 됨으로 하여 조선족사회가 글로벌시대에 앞장설수 있는 우세를 지니게 되였다. 이러한 초문화적요소는 조선족구성원들이 오늘날 최대한 활용하고있다. 글로벌시대는 다원문화인재를 요구하고있으며 조선족사회 또한 이러한 우세를 지니고있다. 이러한 우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문화의 기초가 되는 민족공동체가 유지되여야 할뿐만아니라 다원문화환경 또한 필요하다. 도시화, 분산거주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조선족 2세”들에 대한 전통문화 전승과 다중언어 습득 교육을 견지하는것은 초문화적요소들을 계승하여나갈수 있는 전제가 된다. 민족운동회, 문화축제 등 행사를 통한 문화전승과 주말학교, 민족학급, 외국어학원, 가정교육 등 현실조건에 알맞은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 결합하여 초문화화라는 조선족문화의 우세를 지키고 살려내야 하지 않을가 생각한다.

[안성호 략력]

성명: 안성호(安成浩)

성별: 남

출생년월: 1976

소속: 절강대학 한국연구소

전공: 역사학, 문화인류학, 지역문화연구, 조선족사회

학력: 일본 고베대학 학술 박사

하얼빈사범대학 력사학 학사

경력: 현재 절강대학 한국연구소 전임강사

주요 론저:

저서로는《族群社会发展与变迁: 朝鲜族社会调查研究》(2014, 浙江大学出版社)、편저로는 《韩国研究》12辑, 13辑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中日韩海洋文化研究动向与展望》, 《문화적 자각을 통한 조선족문화의 변화양상》등 다수 론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

편집/기자: [ 최승호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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