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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중국시장 키운 K뷰티…中 '한국 베끼기'에 발목 잡히나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7.31일 21:00
中, 고연봉으로 K뷰티 젊은인력까지 싹쓸이

아모레·LG생건 디자인·마케팅 인력 영입 1순위

한국 화장품 중국 의존도 높아…매출 타격 우려

[한국경제신문 ㅣ 이수빈 기자] 국내 한 화장품 회사에서 10년간 포장 디자이너로 일해온 김모씨는 다음달부터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한다. 그는 지난 3월 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중국 화장품 회사에 가면 국내에서 받던 연봉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이직을 결심했다. 김씨는 “낯선 땅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처음에 망설였지만 거주비와 자녀 교육비를 따로 주겠다는 제안에 결국 회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인력 빼오고 한국에 생산 맡겨

‘K뷰티(화장품)’를 따라잡기 위한 중국 화장품 회사들의 인재 스카우트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에서 은퇴한 임원 등만 대상으로 하더니 이제는 30대와 40대 직원까지도 빼가고 있다. 마케팅과 디자이너, 연구개발 인력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한 화장품업체 임원은 “‘인력 빼가기’가 아니라 ‘인력 쓸어가기’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1차 영입 대상은 한국 화장품 회사들의 은퇴한 임직원이다. 화장품 사업 경험이 많은 데다 퇴직 후 제2의 직장을 알아보고 있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국내 한 화장품 업체 연구소장 출신인 A씨도 중국 화장품 업체의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중국 3위 화장품 업체인 프로야는 한국 직원들을 한꺼번에 영입하기 위해 국내 중소 브랜드숍인 햅소드를 인수했다. 인수 후 한국 직원들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는 8월 중 중국에서 ‘햅소드’ 브랜드로 공식 영업을 시작하고 연내 한국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한국 업체들을 통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도 늘리고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국내 OEM 전문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증설하는 이유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도 중국 생산을 선호하고 있다. 날로 중국 통관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중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중국 정부 움직임 때문이다. 중국 내 OEM 생산 증가는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좋은 수익모델이지만 한편에선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쌓이면 궁극적으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중국 의존도 높은 K뷰티 구조

중국 화장품을 한국 브랜드인 것처럼 내세우는 업체도 생겼다. 프로야는 2013년 한국 화장품 전문 컨설팅업체 컨셉추얼에 브랜드 컨설팅을 받은 뒤 ‘한야(Anya)’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놨다. 이 브랜드는 콘셉트와 제품 등을 한국 업체들과 비슷하게 내놨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달팽이크림, 비비크림 등을 출시한 뒤 ‘한국 성분으로 제조했다’고 홍보 중이다. 프로야는 탤런트 이다해 씨에 이어 송중기 씨와 이종석 씨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중국의 칸스(韓束)라는 업체도 배우 최지우 씨와 모델 계약을 했다. 동시에 “‘한국산 원료’로 달팽이크림, 비비크림 등을 만들었다”며 광고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산 제품으로 보이기 위해 한국 모델을 쓰고 한국산 화장품과 비슷한 포장을 해 중국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어도 역풍이 불까봐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중국에서 한국산 불매운동이 일어나 한국 화장품의 판매가 급감할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한국 화장품은 2조9280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43.8% 증가했다. 5년 연평균 성장률은 34.3%다.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수출액은 전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 업체들을 제치고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며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 역량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화장품 산업 특성상 중국이 반도체나 자동차보다 화장품 분야에서 더 쉽게 덩치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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