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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모녀의 치유불가 갈등 골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8.31일 09:05
다단계에 2000만원 날린 엄마와 쇼핑몰로 5000만원 번 딸

  (흑룡강신문=하얼빈)어렵게 재회한 조선족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29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매일 사기 당하고 사는 엄마에 대한 고민을 안고 나온 사연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안녕하세요>에 처음 나온 조선족 모녀의 이야기였다. 현재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두 모녀는 서로를 향해 날선 말투를 남기며 매일 같이 싸운다고 고백했다. 엄마는 중국에 딸을 두고 먼저 한국으로 나와 돈을 벌었다. 그 시간 딸은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중국에서 친척집을 전전하며 혼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고민녀는 화가 너무나 “날 왜 낳았냐, 엄마 자격이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고민녀는 28살의 조선족으로 4년 전 엄마를 찾아 한국에 왔다. 그녀는 엄마를 찾았지만, 지금은 매일 싸운다고 밝혔다. 고민녀는 “엄마가 화장품을 600만원(한화, 이하 동일)어치, 허리 마사지기 300만원 등 특급 팔랑귀로 돈 2000만원 정도를 날렸다”고 말했다. 모녀는 처음부터 그런 관계가 된 것은 아니다. 고민녀는 “처음 만났을땐 정말 기뻤다. 이제 고생 끝났구나, 행복하겠다, 그때는 뽀뽀도 하고 껴안고 자기도 했다”면서도 “이젠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고민녀의 엄마는 “디스크 수술 때문에 걷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지인이 신사동에 있는 건강기구 파는 곳에 데려갔다. 거기서 상담도 받고 해서 비싼 물건을 샀다”며 “딸이 찾아가서 난리를 쳤지만 환불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엄마도 할말이 있었다. 핑계없는 무덤은 없는 것이다. 엄마는 600만원 화장품에 대해 “우리 중국 살 때 한 동네 살던 언니가 적극 권유했다. 나이가 50이 되니 미용에 관심이 더 높아졌다. 따라가보니 사람들 피부가 더 좋더라. 그래서 600만원 주고 덜컥 샀다”고 말했다. 이말에 고민녀는 “실망했다.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난 대학 다니고 싶어서 등록금 마련하려 애쓰고 있는데 엄마가 큰 돈을 쓰니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다. 반면 엄마는 “아직까지 내가 생활비를 대주고 있다. 딸 핸드폰비 10만원과 카드값 120만원씩 내가 내준다”고 말했다. 이에 딸은 “인터넷 쇼핑몰을 하다보니, 물건 차입하는 비용을 써야 하기에 카드를 쓴다”며 “지금까지 모은 돈이 5000만원 있다”고 밝혔다. 처음 듣는 얘기에 엄마도 놀랐다. 엄마가 카드값 원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딸은 “또 사기 당할까봐 못준다”고 말했다.

  고민녀의 엄마는 한국에 일찍 와서 모텔청소 일을 하며 딸이 중국에 있을때 생활비를 대왔다. 하지만 딸은 “엄마는 여기에 가족도 있고 친구들도 있지 않냐. 그런데 나는 16년간 중국에서 혼자 살았다. 정말 힘들었는데 그걸 아시냐”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MC들의 중재로, 엄마는 딸을 안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끝내 딸은 엄마에 대한 앙금을 녹여내지 못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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