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위해 투표하는 이유는

[기타] | 발행시간: 2012.05.24일 09:18

최근 국내의 한 일간지는 빈곤층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여론조사와 취재를 통해 분석해 주목받았다. 일반의 예상이나 상식과 달리 못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스스로 '보수'라고 자처하며 기꺼이 보수정당의 손을 들어주더라는 것이다.

이는 역대 선거에서 번번이 결과로 나타나곤 했다. 이에 대해 "자신의 처지에서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소외계층은 국가·민족으로부터 자아 정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강력한 국가를 표방하는 보수정당이 자아 정체성을 찾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풀이도 나왔다. 빈곤층이 계급배반투표를 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역사학자이자 정치·경제비평가인 토머스 프랭크는 미국의 사례로 빈곤층의 계급배반 이유를 파고들었다. 최근 국내 출간된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는 제목처럼 치열하게 그 까닭을 심층분석한다.

저자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기업인들의 이익을 늘리는 정책에 몰두하는 보수정당, 즉 공화당을 왜 지지하냐고 질문을 던진다. 보통의 생각으론 미국에서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다는 정당은 민주당이 아닌가.

이런 의문와 문제의식을 증폭시킨 건 자기 고향인 캔자스의 투표결과였다.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캔자스 사람들은 선거 때만 되면 거의 어김없이 자신의 이익과 무관한 부자들의 정당에 표를 던졌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느냐는 거다. 저자는 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치가와 풀뿌리 운동가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그 이유를 하나하나 캐나간다.

저자는 그중 하나로 '민중의 착란 현상'을 조장하는 보수 우파의 교묘하고 은밀한 집권전략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한때 가장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지역으로 꼽혔던 캔자스가 보수의 텃밭으로 돌변한 데는 우파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온 정치조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보수우파들은 뉴딜 정책 이후 잃어버린 대중의 지지를 되찾으려고 1960년대 말부터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그리고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를 장악하고 보수 기독교와 '가치의 연합' 전선을 구축해나갔다.

공화당은 보수 교회의 가치에 편승해 기독교 신자를 공화당 유권자로 편입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 결과 현안이 돼야 할 실질적 경제 문제가 뒤로 처지게 된 반면, 정치 일선에선 보수적 구호만 요란하게 난무하며 빈곤층을 효과적으로 포획한다.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는 보수언론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보수 우파의 집요한 노력에 비해 민주당은 여러 면에서 안이했고 실책도 잦았다고 비판한다. 예컨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노동자, 농민, 서민층을 버리고 일부 중도 성향의 보수파와 지식인을 포섭하려는 이른바 '삼각화 전략'을 펴면서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읽어버리고 자신들의 든든한 지지층으로 하여금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게 하였다.

이 같은 저자의 분석과 비판은 한국의 정치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보수정당의 효과적인 정치조작술과 자기계급적 이익과 배치되는 투표행위를 보여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미국 정치에서 종교라는 변수가 힘을 발휘하듯이 한국 정치에서는 지역이라는 변수가 민심을 좌지우지해온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고 보면 미국은 한국의 반면교사인 셈이다.

- 한국일보 뉴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3%
10대 0%
20대 38%
30대 0%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8%
10대 0%
20대 0%
30대 38%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트로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최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속사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니저에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출석하라고 지시한 이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할빈 2025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북경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또 다른 중대한 국제 종합성 빙설대회로 할빈시적십자회는 동계아시안게임 보장에 참가하는 14개 대학의 6600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긴급 구조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5월 12일 첫번째 동계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5월 15일, 2024 빈곤퇴치지역 농부산물 생산판매련결행사가 광동성 혜주시 광동-향항-오문 경제권 록색농산물생산공급기지에서 개막되였다. 행사는 '832 플랫폼의 생산과 판매 련결 역할을 발휘하여 향촌의 전면적인 진흥을 추진하는데 조력하자'라는 주제로 중서부 22

총 가치 1800억원 초과! 룡강의 이런 '금자 간판' '톱3갑' 에 입선

총 가치 1800억원 초과! 룡강의 이런 '금자 간판' '톱3갑' 에 입선

흑룡강성 농업농촌청에 따르면 5월 11일에 발표된 '2024 중국 브랜드 가치 평가 정보'에 흑룡강성의 오상입쌀, 가목사입쌀, 동녕목이버섯, 경안입쌀, 방정입쌀, 통하입쌀, 연수입쌀, 93콩, 해륜콩, 태래입쌀, 수화 신선옥수수 등 11개 지리표시 브랜드가 입선되였고 목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