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이 무선랜(Wi-Fi) 망 품질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무선랜은 기존 이동통신망의 트래픽을 분산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에 따라 가입자 확보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까지 수도권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선랜 접속장치(AP)의 체감 속도를 3배 증가시킨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지하철 역사 곳곳에 다수의 AP를 설치해 3세대(3G) 등 기존 망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분산시키는 추세인데 종종 주파수 간섭 현상이 벌어져 오히려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기존에 2.4㎓ 주파수만 사용하던 AP에 5㎓ 대역을 추가했으며 이를 통해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은 4배 증가하고 체감 속도는 3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의 경우 단일 사업자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19만개의 AP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하철 역사나 전동차는 물론이고 콜택시나 한강유람선에서도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버스 1100여개 노선에 이동형 무선랜을 구축했다.
그런가 하면 LG U+는 자사 무선랜을 완전 개방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전국 8만여개의 무선랜존을 완전 무료 개방한 LG U+는 이후 석 달 만에 이용자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이나 장소에서는 3G 같은 기존 이동통신망으로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데 불편함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국내 이통사들은 이동형 무선랜 AP 등을 통해 이용자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무선랜에 접속하게 함으로써 이동통신망 포화에 따른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무선랜은 이용자를 분산시키는 효과 외에도 가입자를 유인하는 데에도 활용 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빠르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여전히 3G 서비스를 이용 중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어한다"며 "무선랜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꾸준히 무선랜망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통신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인포네틱스는 이동통신사들이 기존 이동통신망에 대한 과부하를 막기 위해 무선랜망을 확충하면서 무선랜 장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인포네틱스에 따르면 무선랜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35% 성장했으며 오는 2016년까지 2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