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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에 보너스 500%` 대기업도 아닌데

[기타] | 발행시간: 2012.06.01일 17:24

이한구 코텍 회장이 인천 송도 본사에서 사훈인 '最·知·信'이 쓰여진 전자칠판을 가리키며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송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인천 송도신도시.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줄지어 서있다. 바닷가 쪽으로 달리다보면 잭니클라우스골프장 부근에 코텍(회장 이한구)이 나온다. 이 회사 사옥은 고압적인 고층빌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3층 높이의 아담한 건물에 꽃과 잔디로 조경이 잘 돼있다. 이 회사의 종업원들은 신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연말 1인당 기본급의 500~1000%의 특별보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른다.

◆전 직원 전세기 타고 해외여행

작년 전 직원이 전세기 2대에 나눠타고 마카오로 닷새간 여행을 다녀왔다. 최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자신들이 만든 카지노 모니터가 설치된 카지노를 구경하고 회전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도 했다. 앞으로 4년 뒤에는 전 직원이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이 회사 임직원 자녀는 유치원 입학시 매월 10만원을 받는다. 중·고교에 들어가면 50만원어치의 교복을 선물받는다. 대학에 입학하면 첨단 노트북 컴퓨터를 선물받고 연간 600만원을 학자금으로 지원받는다.

더욱 신나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데도 일감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텍은 카지노게임기 모니터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이어 전자칠판과 초음파, 임상 의료용 모니터 분야에서도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5%나 높여잡았다.

이 회사의 수출비중은 95%에 이른다. 수출액은 지난해 1억4000만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1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용 디스플레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일궈낸 것이다. 컴퓨터용 모니터 등 개인용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산업용 디스플레이는 제품 하나하나를 맞춤식 개발을 통해 공급하기에 대기업이 진출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다. 이한구 회장(63)은 “모두가 불황이라고 아우성인데 이같이 높은 성장 목표를 잡은 것은 최근 들어 고부가가치 신제품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칠판·의료용 모니터에서도 두각

코텍의 주력제품은 카지노 게임기용 모니터다. 이 분야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50%로 1위다. 아울러 몇가지 차세대 주력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첫째 카지노 게임기용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간판 제품이 무안경 3D(입체)모니터와 콤보모니터다. 무안경 3D모니터는 맨눈으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설계된 제품이다. 콤보모니터는 한 모니터에서 비디오와 릴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둘째 전자칠판용 디스플레이다. 세계 1위 전자칠판업체인 캐나다 스마트테크놀로지에 60인치 이상급 대형 전자칠판과 교탁용 소형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이 제품으로 12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작년보다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 초음파 의료용 모니터다. 이회장은 “GE 지멘스 등으로부터 속속 주문을 받아 초음파 부분에서도 세계 1위의 모니터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CT 및

MRI용 모니터(임상 의료용 모니터)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들은 대부분 세계 시장점유율 1~2위 업체에 주로 공급된다.

◆‘最·知·信’과 ‘종업원 존중’ 경영

이 회장의 경영은 ‘최·지·신(最·知·信)’과 ‘종업원 존중’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훈인 ‘최·지·신’ 중 ‘최’는 품질과 기술면에서 최고제품 생산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연구인력을 60여명이나 두고 있다. 전체 직원 230명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지’는 첨단지식을 모두 습득한다는 뜻이다. 직원들은 그렇다치고 선장인 이 회장도 지식충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1949년생으로 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급변하는 정보기술의 트렌드를 따라잡고 사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50여명을 멘토로 두고 있다. 그는 “자주 접촉하는 멘토만 2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이 중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 전문가도 있다.

‘신’은 신뢰다. 그는 무엇보다 신뢰를 중시한다. 어찌보면 ‘최’와 ‘지’보다 더 위에 있는 개념이다. 그가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신뢰를 중시하는지를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학교 졸업 후 자동판매기와 아케이드게임기 사업을 했던 그는 이들 사업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고 세 번째 사업인 산업용 모니터사업에 도전했다.

1986년 부천의 40평짜리 지하셋방에서 개인 회사를 만든 뒤 1987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사업장을 서울 오류동 지하 임차공장으로 옮겼다. 1997년에는 흥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세계 최대 카지노게임기 업체인 IGT와 거래를 시작했으나 제품에 문제가 생겨 본사가 있는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 불려 갔다. 제품을 수출할 때는 이상이 없었으나 사용 중 부품 일부가 내구성에서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IGT 본사로 향할 때 이 회장 머릿속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부품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핑계를 댈 수도 있었다.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품의 문제점을 깨끗이 인정하고 “납품분을 전량 리콜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선언에 더 놀란 것은 IGT 측이었다. 코텍이 문을 닫으면 IGT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솔직함에 감복한 IGT는 오히려 주문량을 더 늘렸다. 게다가 가격도 올려줬다. ‘신’을 중시한 덕분이다. 이 일을 계기로 IGT로부터 확고한 신뢰를 얻었고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주주·종업원 행복한 회사가 꿈

또 하나의 경영축은 ‘종업원 중시’다. 작년 말 특별성과급도 그런 차원에서 지급된 것이다. 그는 “회사가 이익을 내면 주주와 종업원에게 각각 4분의 1씩 배정하고 나머지는 설비투자나 기업영속을 위해 사내유보한다”며 “이를 통해 유보된 금액이 자본금의 210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부채는 제로다. 그는 회사의 비전을 고부가가치 산업용 디스플레이에서 찾는다. 이런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그가 이루려는 꿈은 “회사 주주 종업원 모두 행복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경영은 바둑과 비슷해요"…큰 싸움 강한 '바둑 고수'

이한구 코텍 회장은 바둑이 취미다. 아마 6단. 중학교시절 어깨너머로 배운게 이제는 아마 고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반상의 일지매’ 유창혁 9단을 좋아한다. 승부를 즐긴다는 얘기다. 그는 계가 바둑을 싫어한다. 한두 집 갖고 싸우거나 반 집 승부에 연연하는 것은 그에게 맞지 않는다. 중원전투건, 귀에서의 전투건 끊고 뻗어서 결국 큰 싸움을 만들어낸다. 바둑에서의 호탕한 기질은 우주류 창시자인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을 연상시킨다.

이 회장은 “경영은 바둑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 한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대마가 죽거나 집부족으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돌을 던지게 되는데 이는 경영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바둑은 무엇보다 형세 판단이 중요하다. 전체 흐름을 제대로 읽는 게 승부의 요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읽어야 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멘토로 두고 있는 까닭이다.

형세 판단을 했으면 적절한 시기에 승부를 걸줄 알아야 한다. 사업에서도 똑같다. 이 회장은 “최고경영자는 결단을 잘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심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충분히 검토한 뒤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대로 우유부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한구 회장은…

△1949년 충남 당진 생△1986년 코텍(옛 세주전자) 창업△2000년 벤처기업대상 △2006년 은탑산업훈장△2009년 벤처 1천억 달성 기업상 수상△2010년 1억불 수출탑

회사개요

창업 : 1986년 / 종업원 : 230명 / 본사 : 인천 송도신도시 / 제품 : 산업용 디스플레이 / 수출비중 : 약 95% / 작년 수출액 : 약 1억 4000만달러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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