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조작 의혹으로 학계에 파장을 일으킨 서울대 수의대 강수경 교수에 이어 서울대 약대에서도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김상건 교수에게 구두 경고만 내린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일고 있다.
2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약대 김상건 교수 사건을 학교 측이 소홀하게 다뤘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 등 학계에서는 서울대가 김 교수 사건을 다시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정진호 서울대 약대 학장은 1일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김 교수와 제1저자인 김영우 박사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조사했다”며 “조작이 아닌 단순 실수로 판단해 내가 구두경고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9월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국제저널에 “김 교수의 3월 논문이 이전 논문에 사용한 데이터를 중복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조작 의혹을 받았다. 의혹을 받은 논문 세 편은 모두 김 교수가 교신 저자, 김영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저널 측에 “논문 작성 과정에서 많은 사진 가운데 한 장이 섞여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하고 논문을 자진 철회했다. 이에 대해 논문 및 표절감시 사이트 ‘리트렉션 와치’는 두 차례에 걸쳐 김 교수 사건을 지적하며 “학생의 실수로 돌리는데, 학생에게 연구 윤리를 가르치는 것은 누구의 몫이냐”고 꼬집었다.
정 학장은 “경위서를 받고 검토했는데 논문을 많이 내다보면 있을 수 있는 수준의 실수로 판단했다”며 연구윤리 차원에서는 실수도 징계 대상이지만 이런 사례는 상당이 많다”고 말했다.
생물학계에서는 김 교수 사건을 심각한 연구부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릭에서 활동하는 한 미국 교수는 “실수라고 볼 수 없고 서울대가 정식으로 조사하지 않는 것 자체가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구부정도 아닌데 교수가 논문을 자진철회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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