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et] 원숭이의 해가 가고 닭의 해가 왔다. 2017년 닭띠 해를 맞아 닭과 관련된 문화를 그림, 공예품, 생활용품과 닭의 해에 일어난 주요 사건, 설화, 속담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전시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다’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
▲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의 닭 그림 (17~18세기). 닭은 먹을 것이 있으면 함께 먹는 동물이기 때문에 다섯 가지 덕 중 인(仁)을 갖췄다고 보여졌다.
닭의 의미에 대해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은 “닭은 울음으로써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동물”이라며 “닭은 빛을 불러와 귀신을 쫓아낸다 여겨져 정초에 호랑이, 용, 개, 사자 그림과 같이 닭 그림을 대문이나 출입구에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닭은 중요한 인물의 탄생을 미리 알려주는 존재로 여겨졌다”며 “삼국유사 혁거세와 김알지의 신라 건국신화에서 닭이 큰 인물의 출현을 미리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닭과 관련된 50여 점의 그림, 공예품, 생활용품이 3부에 걸쳐 전시된다.
‘1부: 서쪽을 지키다’는 서쪽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십이지 중 오후 5시에서 7시를 가리키는 동물인 닭의 역할과 의미를 ‘십이지 신장 닭 그림’, ‘앙부일구(보물 제845호)’ 등을 통해 살펴본다.
▲ 만봉 스님(1910~2006)의 십이지 신장 닭 신 미기라 대장 (1977년). 불교에서 중생의 병을 고쳐주는 부처인 약사여래(藥師如來)를 모시는 십이지 열두 장수 중 세번째 미기라(迷企羅, Mihira) 대장은 닭의 모습이다.
‘2부: 오덕(五德)을 품다’에서는 다섯 가지 덕을 지닌 닭을 조명한다. 조선 후기 유학자 하달홍(河達弘, 1809~1877)은 고사(故事)를 인용하여 “닭은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고 다섯 가지 덕을 표현했다. 전시품 중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생몰년 미상)의 ‘계도(鷄圖)’, ‘금계도(金鷄圖)’, ‘계명도(鷄鳴圖)’, ‘닭 모양 연적’에서도 닭의 덕을 찾아볼 수 있다.
▲ 닭 모양의 연적 (19~20세기).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는 그릇에 볏, 꼬리, 날개에 안료로 장식했다.
‘3부: 일상을 함께하다’에서는 ‘계이(鷄彝)’, ‘수젓집’, ‘닭 다리미’, ‘계견사호 목판(鷄犬獅虎木版)과 닭 그림’ 등 여러 생활용품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동물로서의 닭을 소개한다 .
특별전은 오는 2월 20일까지 계속된다.
김영신 코리아넷 기자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ysk1111@korea.kr
▲ 계명도 (20세기 초). 닭의 울음과 일출이 그림에 묘사돼 있다. 닭은 예로부터 여명을 밝히는 상서로운 존재로 인식됐다.
▲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다’ 포스터. 전시는 2월 2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