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무역출신 김충걸 사장의 새로운 도전
일본전통요리집 아와야노 잇쬬 오픈식 장면. 김충걸 사장내외가 (왼쪽) 일본의 인쇄소 요시미쯔 회장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흑룡강신문=칭다오)박영만 기자=우동, 벤토, 와리바시, 소바..... 이러한 일본어 단어들은 우리의 식생활에도 어느새 자리잡은 일본 음식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일본의 전통적인 요리집 아와야노 잇쬬(阿波的壹兆) 체인점이 칭다오시 청양구 홀리데인호텔 동쪽 건설은행점포옆에 정식 오픈했다.
19일날 요란한 폭죽소리와 함께 진행된 오픈식에 칭다오시연변상회 전치국 회장을 비롯한 연변상회 임원진과 안도향우회 인사들이 참석했다.
아와야노 잇쬬 체인점의 사장은 연변 안도현 출신인 김출걸(48세)이다. 연변주 농업은행에 근무하다가 1999년도에 모든 공직을 버리고 무작정 일본행을 택했다. 2000년도에 도꾜의 한 인쇄공장에 입사한 김충걸씨는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숙련된 세이본(制本)기술자로부터 절단칼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부문의 톱 관리로 성장했다. 2004년도에는 연봉을 500만엔(약 40만 인민폐)을 받는 회사 중견으로 발전했다. 2005년 11월에 일본에서 조선족사장으로서 첫 잡지인 ‘무지개’를 출간했다. 인쇄공장 기술자로부터 잡지사 사장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허나 잡지사 운영의 길은 험난했다. 10개월 잡지사 사장을 하면서 그는 그사이 모은 돈을 몽땅 잡지사에 쏟아부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불법체류 신고로 2006년 11월 중순에 중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중국에서 수심에 잠겨있는 김충걸씨에게 연락이 온 것은 역시 일본회사였다. 인쇄업계에서 잘 나가던 조선족이 중국에 되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한 일본의 잡지사들에서 하나둘씩 일감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2007년도 그는 칭다오의 모 인쇄공장에 적을 두고 일본 오더 요구대로 잡지 인쇄, 책자 제작에 나서게 된다. 일본고객의 요구대로 잡지 제작 완성후 봉투에 넣어 매 고객의 일본주소까지 하나하나 붙여 넣어서 세트로 일본에 컨테이너로 보낸다. 일본에 도착한 잡지수하물은 직접 배송회사를 통해 방방곡곡에 전달된다. DM 잡지, 월간지 등 몇개 회사로부터 받는 오더량은 일주일에 평균 한개 컨테이너의 물량으로 그에게 적지 않은 경제수입을 가져다주었다.
하여 청양구 홀리데인호텔 동쪽에 위치한 국가광고산업단지내에 1, 2층으로 된 건물을 임대하여 칭다오융비(隆飞)무역회사 사무실을 설치하고 나머지 면적에 전통일본요리집을 오픈한 것이다. 일본 인쇄공장의 사장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전통일식집의 칭다오체인점을 차린 것이다.
일식요리는 맛이 정달하고 담백해 기성세대 외식문화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음식만큼은 저렴하진 않지만 우리의 입맛을 계속 붙잡아두고 있다. 아와야노 잇쬬 일식집은 소면정식을 기본으로 참치 등 사시미, 각종 초밥 및 소고기 덮밥 등으로 나뉜다.
일본의 주방장이 직접 정성을 들여 요리하는데 일본요리의 다른 한 특색인 ‘보면서 즐기는’ 요리를 잘 체험해볼 수 있다. 그만큼 일본요리는 맛뿐만 아니라 색깔이나 모양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본요리는 서양 요리나 다른 동양권의 요리에 비해 향신료의 사용이 적어 식품 고유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있다. 또 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은 식기와 공간미에 있다. 일본 식기는 재질도 다양하고 형태도 다양해 음식을 연출하는데 있어 장점을 갖고 있다. 담을 때는 공간의 미를 충분히 고려한다. 무조건 많이 담는 게 아니라 색과 모양을 보기 좋게 다소곳이 담는 것이 일본요리의 특장이기도 하다. 가게에서는 일본 전통음식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모든 소스를 포함하여 소면원료까지 일본으로부터 직수입하고 있다.
일본과의 끊을 수 없는 인연으로 현재 인쇄물 수출업에서부터 일본음식점에까지 진출한 김충걸 사장, 무역과 음식 두마리 토끼 모두 다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