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 동부정부 사령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러시아가 리비아 국경과 인접한 이집트 서부 공군기지에 특수부대를 파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리비아 사태에 본격 개입할 경우 내전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NN, 가디언 등은 14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최근 미군의 공중정찰 활동에서 리비아와 접경한 이집트 서부 시디바라니의 공군기지에 러시아 수송기와 무인기(드론)가 있는 것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해당 러시아 항공기가 군사용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리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이 커지고 있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선 러시아 병력이 토브루크에 기반을 둔 리비아 동부 정부의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집트 안보소식통은 22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특수부대가 현지 파견됐다고 전했으나, 이들의 파병 목적이나 임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초엔 이집트 마사마트루 기지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집트에 특수부대를 파견했다'는 관측을 부인하며 "특정 서방 언론들이 익명의 소식통들로부터 전달받은 잘못된 정보로 몇 년째 국민들을 들쑤시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하원 격인 국가두마의 안드레이 크라소프 국방위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시리아에서의 성공적인 군사 개입을 폄훼하기 위한 서방의 시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비아 동부정부 의회의 아길라 살레 의장은 "병력 훈련과 군사장비 보수를 러시아 측에 요청했고 그들은 대테러 전투 관련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의 리비아 사태 개입 문제는 지난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도 대두됐다.
미 아프리카 사령부의 토머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군사위 출석 당시 "리비아 내에서 누가 정권을 잡을지에 대한 최종 결정에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하고 있는 것을 리비아에서도 하려한다는 뜻이냐"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말하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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