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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곡돼가는 '부조' 문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6.21일 10:24
'부조'의 사전 뜻은 남의 집 큰일에 돈이나 물건을 보내 도와준다는 뜻으로 말그대로 서로 돕는다는 아름다운 의미를 지니고있다.

  어려운 살림에 거금을 들여 경조사를 치러야 하니 주위에서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형편에 따라 보태줬던 돈이나 물건, 그마저 안되면 허드레 일을 맡아하면서 몸으로 때웠던 시민들의 생활문화, 이것이 큰일을 치르는데 도와주고저 전하는 '부조'의 본래 취지가 아닌가싶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아름다왔던 부조문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듯싶더니 요즘에는 과하다싶을 정도로 로골적인 금전관계로 외곡돼가고있다.

  친소정도를 가늠하는 척도

  부조금의 규모로 친소정도를 가늠하고 마음 씀씀이를 판단하는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소득과는 관계없는 부조금의 규모때문에 친분을 유지하려던 노력이 경제적인 몸살로 다가올 때도 수두룩하다.

  “결혼식 같은 경우는 보통 친구는 200~300원, 좀 친하면 500원, 아주 친하면 1000원, 더 많게는 2000원, 3000원을 부조할 때도 있습니다. 지난해 국경절 결혼 성수기때는 일주일에 2500원을 부조했죠.” 모 사업단위에서 근무하는 리모의 말이다. 친소정도에 따라 부조금에도 등급이 있고 그 규모가 엄청나다. 한달 월급과 맞먹는 부조금에 이제야 부조금을 내려고 적금을 깼다는 어느 뉴스 내용이 실감나게 다가온다고 그는 덧붙였다.

  50대 중반의 최모는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한달 월급으로 부조금이 부족해 돈을 꾸다보니 다음달 월급으로 전달 빚을 돌려막는 악성순환에 빠져들어 딸애가 소학교에 다닐 때 생긴 빚을 고중입학때까지 물었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인간관계 확장, 사회적위상 과시 수단

  결혼은 축하와 혼주의 큰 부담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저 찾는 사람들이 하객이며 문상은 상주의 슬픔과 부담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가 부조의 참뜻이라고 웃어른들은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 경조사 현장을 보면 딱딱한 양복에 빠듯한 잔치시간 그리고 정작 주인공 얼굴은 못 본채 형식적인 부조금을 전달하고 부조금 금액과 이름만 재삼 확인하는 하객들이 적지 않다.

  순조로운 사회생활을 위해 사람을 사귀고 사귀고나서는 왕래하는것이며 그 왕래에는 부조가 따른다. 풋면목이라도 인간관계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는 찾아가 부조를 하고 왔다갔다는 흔적을 남기려고 애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결혼 례식장 문어구에서는 신랑, 신부 쌍방 가족들이 어느쪽 부조금이 더 많이 들어오냐 경쟁이라도 하듯 열을 올리고 부조금규모로 가족의 사회적위상을 증명해보이려 하고있다. 그러다보니 전화번호부에 적힌 수자대로 청첩장을 뿌리고 멀리 있어 올수 없는 사람에게는 구좌번호가 적힌 문자를 날리기도 한다.

  부모님들이 퇴직하기전에 결혼을 서두르라 한다면서 결혼재촉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친구도 몇몇 있었다.

  부조금은 리자없는 적금?

  “호주에서 류학하는 친구 결혼식에 간다고 하니 가족들이 반대합디다. 돌아오지도 못할 부조를 왜 하냐며” 모 은행에서 근무하는 백모의 말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제공했던것을 돌려받기를 원하는 경향이 크다. 우리들중 손해보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준만큼 들어오겠지”하는 심리가 부조금은 리자없는 적금이라는 인식을 낳았을지도 모른다.

  “준만큼만 들어온다고? 그럼 돈 값이 떨어지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큰일을 치러야 손해를 줄이겠군.” 주변 지인들이 가끔 던지는 롱담에서도 부조금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보여진다.

  상부상조하면서 탄생한 부조문화, 따뜻한 정으로 넘쳐났던 부조문화가 지금은 민망하고 촌스럽게 외곡돼가고있다. 하루빨리 부조의 참뜻을 되찾아 아름답고 다정다감한 우리 민족의 미풍량속을 이어나가야 마땅하지 않을가 싶다. 외곡된 부조문화가 우리 사이의 정을 더 많이 갉아먹기전에 말이다. /연변일보 박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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