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노인이 겪는 치아 상실은 노년기의 전반적인 건강을 위협한다.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져버리면, 육류나 견과류 등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씹기 어려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없기 때문이. 치아 상실의 주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알고 예방하는 게 필수다. 대표적인 질환이 풍치와 구강건조증이다.
풍치는 세균 감염으로 인해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치아 표면에 붙어 있던 치태(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친 것)와 치석(시간이 지나면서 치태가 딱딱해진 것)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염증이 생긴다. 풍치가 발생하면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리고,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욱신거린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 조직이 약해지면, 염증 부위가 작아도 치아가 심하게 마모돼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심한 경우 아예 치아가 빠지는 치아 상실로 이어진다. 특히 당뇨병을 앓거나 흡연하는 사람은 치아와 잇몸의 손상 속도가 빨라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치아가 충치 없이 깨끗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주변 조직에 세균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가 시리거나 불편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규칙적으로 양치질하고 일 년에 한두 번 치아 표면을 닦아내는 스케일링을 받아 치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도 치아가 빠질 환경을 만들 수 있어 조기에 예방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구강건조증은 노화로 인해 침 분비가 줄거나, 침샘이 세균에 감염되거나, 입안에 종양이 생겨 침을 만드는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게 원인이다. 약물 복용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알레르기약인 항히스타민제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우울증·불면증 치료제, 당뇨병·빈혈·비타민 결핍증 환자가 먹는 약 등이 대표적이다. 침은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 소화를 돕고, 치아 표면에 있는 음식물을 씻어내며, 구강 세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침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씹는 능력과 미각이 떨어지고 잇몸에 침투하는 세균을 막을 수 없어 치아 상실을 비롯한 각종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무설탕 사탕이나 껌, 귤·레몬 등 신맛이 나는 과일, 식초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침은 1분에 0.25~0.35mL가 분비되는데, 음식을 오래 씹으면 최대 4mL까지 나올 수 있다. 식사 시 한 입을 30회 이상 꼭꼭 씹어 삼키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