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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메이, 충격의 패배 … 브렉시트 앞길 먹구름

[기타] | 발행시간: 2017.06.10일 05:02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선거구인 메이든헤드에서 굳은 표정으로 전날 치러진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쳐다보고 있다.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국정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도박이 집권 보수당의 발목을 잡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동력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은 과반 의석(326석)을 상실했다. 영국은 7년 만에 다시 ‘헝 의회(Hung parliament)’ 상태에 빠졌다.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기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조기 총선 개표 결과 650석 중 649석이 확정된 상황에서 보수당이 12석을 뺏긴 318석을 차지했다. 제1당 자리는 겨우 지켜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기존 의석에서 29석을 추가하면서 261석을 챙겨 사실상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가 됐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35석, 자유민주당(LD)은 12석, 민주통합통일당(DUP)은 10석을 확보했다. 투표율은 68.7%로 2015년 총선(66.4%)보다 높았다.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파운드화는 2개월 만에 최저치인 파운드당 1.2636달러까지 급락했다.

메이 총리는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스스로 요청한 조기 총선이 자충수가 됐다. 맨체스터와 런던에서 이어진 대형 테러와 보수당의 경찰 예산 삭감, 노년층 복지 지원 축소 정책에 민심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낼 때만 해도 보수당의 지지율은 노동당보다 20% 포인트 높았다.

메이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도 불거졌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 나라를 진정으로 대변할 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메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니콜라 스터전 SNP 대표는 “메이 총리는 모든 권위와 신뢰를 잃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메이 총리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히 정부를 다시 세울 것을 천명했다. 그는 “DUP와 새 정부 출범에 대해 합의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확실성이며 브렉시트 협정에서 영국 국민의 의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정부 구성과 관련된 승낙을 받기 위해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보수당의 발 빠른 결정은 브렉시트 협상이 영국 정부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향후 영국 내 정책은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진로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총선 결과로 인해 협상이 미뤄질 수도 있다.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을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했다. EU 사법권으로부터 독립하고 노동과 환경, 산업 법규를 따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반면 노동당 등 주요 야당은 일정 분담금을 내면서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주장하고 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선거구인 이즐링턴 북부 선거구에서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의석보다 29석을 추가했다. AP뉴시스


EU 측은 브렉시트 협상이 오는 2019년 3월 29일 종료되는 만큼 시간이 부족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노 딜(No deal)’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권터 외팅거 EU 예산 집행위원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EU 탈퇴 협상이 가능한, 행동할 수 있는 정부”라며 “약한 협상 파트너는 양쪽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헝 의회

Hung parliament. 제1당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간신히 매달려 있는(hung)' 모습을 빗댔다. 양당제가 정착된 영국에선 보수당과 노동당 중 하나가 과반 의석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영국에서 헝 의회가 구성된 것은 1910년 1월과 12월, 1923년과 29년, 74년, 2010년 단 여섯 번뿐이다. 헝 의회에선 정당끼리 연립정부를 구성해 과반을 차지하거나 다수당이 독자적으로 소수정부를 출범시킨 뒤 법안 처리 과정마다 군소정당과 협의를 시도하게 된다. 2010년 총선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대표는 선거 5일 만에 소수당인 자유민주당과 손잡고 연정을 출범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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