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는 영어로 ‘sky-scraper’다 하늘(sky)을 긁는다(scrape)는 뜻이다. 즉 하늘을 긁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건물이라는 말이다. 이를 그대로 중국어로 번역한 것이 마천루(摩天樓)다. ‘문지를 마’를 썼다. 하늘을 문지르는 건물이라는 뜻이다.
마천루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홍콩이다. 그러나 이건 옛날이야기다. 세계에서 가장 마천루가 많은 도시는 홍콩 바로 옆에 있는 선전이다. 선전은 40년 전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 도시가 40년 만에 세계에서 마천루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미국 전체의 마천루보다 더 많다.
마천루의 기준은 높이 200m 이상의 건물이다. 세계 건축 협회에 따르면 세계에서 200m 이상 건물은 모두 128개다. 이중 70%가 중국에 있다. 선전은 11개의 마천루를 가지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보다 많으며, 중국 다른 도시(충칭, 광저우 각각 6개)들에 비해서도 두 배 가량 많은 것이다.
게다가 선전은 앞으로 48개의 마천루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설계중인 것을 모두 합하면 앞으로도 48개의 마천루가 더 생긴다.
선전에 마천루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선전을 특구로 지정한 뒤 고층빌딩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선전은 도시 개발 초기부터 마천루에 최적인 도시로 설계됐다. 중국 경제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고층건물을 선호했다.
1980~90년대 제조업의 기지였던 선전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술기업의 아지트가 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의 본사가 선전에 있는 등 중국 대부분 IT 기업의 본사가 선전에 입주해 있다.
현재 선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핑안 금융센터로 600m다. 이는 현존하는 건물 중 4번째로 높은 것이다.
중국에서는 마천루 건설 붐이 불고 있다. 도시를 상징하는 건물을 만들기 위해 더 높게, 더 크게 짓는 것이 유행이다. 또 지역간 경쟁이 붙어 다른 지역보다 더 높게 더 크게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이에 따라 공실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베이징의 경우, 마천루의 공실률이 2016년 8%였다. 2019년에는 13%로 높아질 전망이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도 있다. 마천루가 많이 생기면 이어서 경기 침체가 온다는 속설이다.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대표적이다. 이 건물 개관과 함께 미국의 대공황이 왔다. 건물이 개관한 1931년 5월 1일은 대공황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 건물 내의 공간 대부분은 임대되지 못하고 텅 빈 상태였다. 건물에 '엠티 스테이트 빌딩(empty state bldg)'이라는 별명이 붙을 지경이었다.
이에 따라 ‘마천루 지수’라는 개념도 나왔다. 마천루를 많이 지으면 뒤이어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것을 계량화한 것이다. 1999년 앤드류 로렌스가 고안해낸 지수로 마천루가 많이 지어지는 것은 경기가 과열이라는 지표이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중국이 ‘마천루의 저주’를 이겨내고 경기 침체 없이 경제발전을 계속할지 지켜볼 일이다. 중신넷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