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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하나에 한화 천만원?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7.09일 15:41
저의 고향은 흑룡강성 계서시입니다. 부모님은 저와 오빠 이렇게 일남일녀를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한국바람이 불면서 중국에서의 사업도 순리롭지 않아서 2007년 여름에 저 먼저 한국에 입국을 했고 그 해 11월에 어머니, 다음해 7월에는 아버지가 입국을 하여 성실하고 근면하게 일 하면서 살았습니다.

  2012년 6월 17일, 오전 8시경,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시 강남자원회수시설 내 성인알엔디회사 현장에서 특근 중이 던 아버지 송정수씨(69세)가 감융기(스치로폴 압축기)에 끼인 이물질을 제거하던 중 동료직원이 부주의로 전원 스위치를 올려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버지랑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촌오빠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고 그래도 행여나 팔 다리가 잘린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불구로라도 남아서 가족을 지켜줄 줄 알았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충남 당진에서 일 하시던 엄마도 일요일 휴식 차 집에 도착했다가 (부모님은 강남구 일원동에 사시고 저는 서초구 내곡동에서 남편이랑 살았음)저의 전화를 받고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해서야 아버지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치실에 들어가서 시신을 확인하려고 하니 경찰들이 조사 중이였습니다. 한동안 어머니와 나, 사촌오빠는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그 곳은 장례식장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보았던 아버지는 고인이 되어 안치실에 누워 있었습니다. 몸의 3/2가 훼손이 된 상태로…마침 충주로 출장갔 던 남편이 올라와서 안치실에 있는 아버지를 먼저 만났습니다. 유방암2기로 투병 중인 제가 충격을 받을 까 두려워서 먼저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슴 밑으로 하체가 모두 훼손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몇초 사이 사고로 힘들게 가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그래도 마지막 얼굴은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모시고 안치실에 아버지 뵈러 들어갔습니다. 인자한 표정의 아버지 얼굴은 그대로인데 가슴 밑으로 흰 천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만큼 훼손이 많이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하늘이 캄캄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와 오빠는 버팀목 같은 아버지를 잃었고 어머니는 40여년 동고동락을 해 온 사랑하는 남편을 잃었습니다. 그것도 합법적으로 한국에 체류를 하면서 일하는 중에 회사의 안전관리부실로 잃어난 어처구니 없는 사고였습니다. 스위치를 올리기 전에 왜 확인을 안 했을까요? 1분이란 시간만 내어 확인을 했어도…또한 스위치를 올리는 직원을 2인1조로 해서 안전에 더욱 더 신경을 썼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 었습니다.

  저의 가족은 처음으로 당한 일이라 어떻게 했으면 좋을 지 몰라 우왕좌왕했고 그 날 오후 2시에 206의전실에 빈소를 차렸습니다. 회사관계자들이 찾아와서 하는 말이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사고입니다. 고인이 편히 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대로 믿었습니다. 슬픔에 빠져 있는 유가족은 누구와 뭘 어떻게 대화를 나눌 상황도 아니었고 그런 태도면 보상문제도 잘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 청도에 살고 있는 오빠가 입국을 해야 하는 관계로 18일 청도한국영사관에 관련서류를 보냈고 빈소를 방문했던 서울시행정1부시장 김성범시장과 회사측의 도움으로 당일 비자를 받고 19일 자정쯤 입국을 하였습니다.

  장례를 21일 치르려고 화장장, 납골당 다 예약을 했습니다. 20일 밤 회사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가족위로보상금에 대해서 합의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서울시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런 사고가 생겼다면서 매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보상금을 얼마로 생각하시냐고 물었더니 산업재해보험을 제외하고 회사에서 천만원으로 보상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화가 난 저희 유가족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회사 관계자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장례도 취소하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처음에 장례비용은 어차피 산재(산업재해보험)에서 나오는 것이니 회사에서 먼저 선납을 하고 나중에 산재 나오면 공제하자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상금협상이 무산되면서 선납에 대한 말도 쏙 들어가고 하여 빈소비용이 만만치 않아 저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비를 털어 23일 장례를 치렀습니다. 발인하는 날, 회사에서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대인관계가 좋아서 회사에서 인기가 좋았습니다. 문상오시는 분들도 발인할 때 같이 가겠다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상금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발인할 때 나와보지도 않는 회사 관계자들,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습니까?

  현재 한국의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몸무게 나가는 개값도 천만원좌우는 할것입니다.근데 회사일을 하다가 사고로 돌아간 직원의 보상금이 천만원이라니? 물론 고인을 두고 돈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맞지 않지만 말 그대로 유가족정신피해보상금입니다. 억만금을 주어도 아버지를 바꿔올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천만원으로 저희 가족의 정신피해가 치유된다고 생각하나요?

  저희는 아버지와 남편을 잃어서 상처를 입었고 회사의 이런 만행으로 또 한번 상처를 입어 현재 공황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탈진해서 앓아 누웠고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하는 저 암환자도 하루도 쉬지 못하고 관련부서 쫓아 다니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물론 연세가 많아 앞으로 노동기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이런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만행을 널리 알려 저희 유가족도 보상을 제대로 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인 송정수씨의 딸 송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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