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딸들을 위해 고급 아파트를 털려 했던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고급 아파트에 침입해 강도질하려 한 혐의로 박모(43)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5월 19일 오전 3시40분쯤 광진구 광장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다가 창문으로 침입, 정모(여ㆍ53)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밧줄로 묶은 뒤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집을 뒤지는 사이 묶여 있던 정씨가 소리를 지르며 현관문 밖으로 뛰어나가자 그대로 도망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아파트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간 뒤 로프로 몸을 묶고 아파트 최상층인 12층 창문을 통해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4년 이혼하고 홀로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인 두 딸을 키우며 2900만원 상당의 사채 독촉에 쫓겨 직장도 그만두고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박씨는 지난 5월 돈을 마련하려고 자기 신장을 2억원에 팔려 했지만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속아 검사비용 200만원만 날렸다.
빚 독촉이 심해지자 박씨는 사채업자들을 피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한강에 투신해 죽어야겠다”며 자살을 결심했다. 박씨는 그러나 자신이 죽고 난 뒤 고생할 어린 두 딸이 걱정됐고, ‘어차피 죽을 몸이니 아이들에게 돈이라도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아파트를 털 결심을 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범행 방법과 대상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