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0)이 팀 동료에게 ‘쿵푸킥’을 날려 징계 위기에 몰렸다.
함부르크 구단 공식홈페이지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과 세르비아 출신 수비수 슬로보단 라이코비치(23)이 주먹다짐을 벌였다고 공개했다.
사건은 훈련 도중 라이코비치가 득점 기회를 놓친 손흥민에게 “공을 골대로 차라”고 빈정대면서 시작됐다. 라이코비치와 손흥민은 말싸움을 벌이다 이내 몸싸움으로까지 일이 커졌다.
흥분한 라이코비치가 손흥민에게 주먹을 날린 것이 그만 바로 뒤에 있던 톨가이 아슬란(22.독일)의 얼굴에 맞았다. 봉변을 당한 아슬란은 이마가 찢어진 채 피를 흘리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절친한 친구인 아슬란이 부상을 당하자 이에 격분한 손흥민은 라이코비치를 향해 킥을 날렸다. 독일 언론들은 이를 ‘쿵푸킥’이라 표현했다.
결국 토르스텐 핑크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모두 달려들어 말린 끝에 둘의 싸움은 끝이 났다. 팀 훈련도 더이상 할 수 없었다.
구단은 손흥민과 라이코비치를 불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팀 닥터 부축을 받고 라커룸으로 간 아슬란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4바늘을 꿰매야 했다.
핑크 감독은 “팀에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하ㅣ지만 이번 경우는 정도가 지나쳤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선수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함부르크의 언론 담당관인 외른 볼프는 “라이코비치는 앞으로 팀 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 23세 이하 팀에서 훈련을 하게 될 것이다. 다음 주 한국 원정(피스컵 참가)에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사건의 빌미는 라이코비치가 제공했지만 현지언론은 몸싸움 도중 발을 사용한 손흥민도 벌금 등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흥민과 주먹다짐을 벌인 라이코비치는 지난 해 8월 첼시에서 함부르크로 이적했다.191cm 88kg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수비수로 16살때 이미 21세 이하 세르비아 대표팀에 뽑힐 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라이코비치는 지나치게 거친 성향으로 인해 종종 물의를 빚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필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심판 얼굴에 침을 뱉어 1년간 A매치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 해 10월에도 카이저스라우테른과의 홈경기에서 상대 선수 얼굴을 팔로 가격해 퇴장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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