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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의 의미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4.18일 09:20



모동필

어릴 때 교과서에서 익조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사람들의 생활에 리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좋은’ 새들은 잘 보호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연변을 떠나 성업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잘 아끼고 활용하라는 뜻이 되겠다.

전반 조선족공동체의 위기와 피페화를 안타까와하는

마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깊은 우환의식은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건으로 비화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고착된 여러 구조를

움직여 진정성과 실속이 있는 특단의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우리는 늘 자신도 도달하지 못할 고상한 사명감의

경지를 누군가가 대신하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 같다.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초인’을 우리는 무가내하게 기다리면서 자아최면에 걸려들지도

모른다.

민족공동체와 개인의 삶, 량자 모두가 풍요로워져야만

건강한 민족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다. 소속된 집단을 위하여 개인의 삶은 반드시 황페해져야 된다는 도리는 없다.

‘고향’의 구조와 시스템, 패턴 등 문제점을 꼬집어볼

필요도 있다. 아직도 조선족 엘리트들의 자아가치 실현과 자아능력 신장을 위한 기반이 채 마련되지 않은 고향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무턱대고

사명감이나 민족성, 고향정서 등 거대담론으로 청년들을 고향에 어서 돌아오라고만 웨치는 것은 우습강스러운 감성팔이에 지나지 않는다.

무작정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해도 안되고 무작정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안된다. 다만 조건이 허락되는 족족 고향으로 돌아오거나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고향 안팎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자세를

갖추면 족할 것이다.

물이 깊으면 고기가 모이는 법이다. 대부분 조선족

청년들의 고향 탈리는 깊은 물을 찾아 떠난 당연하고도 필연적인 생존의 법칙이다. 이미 지구촌 일반에 보편화가 돼버린 이동과 해체는 특정 공동체를

대상한 담론이 아닌 범세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도식화된 정형의 틀을 고집하는

건 깨진 독에 물 붓기 다름 아니다. 실제에서 탈선한 구태의연한 짜임새는 ‘초인’을 부르는 책임전가보다도 못한 것이다. 자생능력과 자체경쟁력을

상실한 채 구조적인 원조에만 길들어져가는 건 ‘만성 안락사’로 될 수 밖에 없다. 많은 부분에서 시대의 변화에 어울리는 전위적인 사고와 조치들을

강구해야만 한다.

우리는 다양성이 결여된 선택된 것에만 골몰하며

살아가야 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허둥대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형태의 창의적이고 전위적인 시도와 실천을 떠나 안정적이고 쉬이 보여지는 교조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점점 쇠패해지고 말 것이다.

현시기 조선족공동체의 주거 양식의 변화로 조선족들에게 연변은 더 이상 지역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제한되고 한정된 개념이 아니다.

산지사방에 흩어져있는 조선족들에게 ‘연변’은 모태와 같은 민족적 상징성이 다분한 ‘상상 속 고향’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깊다.

때문에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조선족들의 ‘서울’로 가치가 격상되여 상응한 노릇을 확실하게 해내야 하는 력사적 사명과 책임을 져야 한다.

현실적인 여러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탈연변(脱延边)’의 넓은 안목과 열린 사유만이 ‘연변’을 살릴 수 있다. 고루한 관념으로 안으로만 배여든채 스스로를 부단히 내면화하면서

반복적으로 자아를 복제해내는 것은 역주행이나 다름없다.

조선족공동체를 위한 사업이 개인이나 지역적으로 제한된

범위의 명리보다는 안팎을 하나로 무어주는 통합의 사유로 총괄적인 리더십을 갖추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연변’은 이미 연변 바깥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만 더욱 큰 ‘연변’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민족교육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곳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청년들은 조선말을 할 수 있는 최후의 세대이다.

익조든 해조든, 힘찬 날개짓만 멈추면 우리의 시간은

타인의 시간 속으로 흡수되고 만다.

시간은 곧 생명이다.

‘연변’의 의미와 가치는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새롭게

매겨져야 한다.

길림신문/모동필(연변작가협회

창작련락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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