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연길시신흥소학교4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지훈아, 빨리 일어나! 눈이 왔어!”
따스한 이불 안에서 일어나기 싫어 늦장을 부리는데 어머니께서 밖에 눈이 내리셨다고 하시는 말씀에 나는 졸음이 훌쩍 달아났다. 급히 뛰여일어나 창문 밖을 내다보니 길바닥이며 층집 지붕이며 승용차 우며 모두 은백색의 세계로 단장을 하고 있었다. 어디를 보나 눈을 부시게 하는 새하얀 눈세계였다.
나의 마음은 시험에서 백점을 맞았을 때처럼 부풀어올랐다. 어서 빨리 밖에 나가 올해의 첫눈과 악수하고 눈밭에서 뒹굴면서 놀고 싶었다.
월요일이라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 학교로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뒤로 한 채 등산복, 겨울신, 장갑 등으로 전신무장을 하고 부리나케 밖으로 뛰쳐나갔다.
깨끗한 눈에 씻긴 아침공기는 여느 때보가 청신하고 새하얀 눈에 눈이 부셨다. 장갑을 벗고 눈을 한웅큼 쥐여보니 마음까지 시원해나는 것 같았다. 이불처럼 두툼하게 내려앉은 백설같은 눈을 밟노라니 손오공처럼 구름 우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였다.
간밤에 내린 눈에 덮인 흰색의 승용차들은 어느 것이 눈이고 어느 것이 승용차 외곽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나의 뒤를 쫓아나온 어머니께서는 차 안에서 눈털개를 꺼내여 나한테 주었다. 나는 제꺽 받아서 앞문으로부터 시작하여 빙빙 돌면서 눈을 싹싹 쓸어내렸다. 눈이 너무 두텁게 내려 눈을 쓸어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솔솔 부는 바람에 금방 눈을 쓸어내린 난 자리에 차지붕에 있던 눈들이 스르르 내려 앉았다. 하지만 나는 짜증을 부리지 않고 이불솜같은 눈들을 계속 쓸어내렸다.
올해 겨울 천사와의 첫 만남으로 하여 내 마음도 새하얀 눈처럼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오늘 학교에 가면 공부도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도교원: 장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