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2억원 아파트" 포스코 1억원 포상금
-농심 '너구리 평생 무료 제공' 1년에 92만원
런던올림픽 체조 경기에서 우리나라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 선수에게 ‘너구리 평생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힌 ##농심##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양 선수에게 분양가 2억원 상당의 아파트 후원을 약속한 건설업체와 포상금 1억원을 약속한 포스코건설에 비해 후원 규모가 턱없이 적은 탓이다. 누리꾼들은 농심이 푼돈을 들어 ‘생색내기’식 제품 및 기업 홍보를 한다고 지적했다.
7일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 선수 가족이 비닐하우스에서 어렵게 거주한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기업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대한체조협회장이자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인 정동화 부회장이 양학선 선수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SM그룹은 양 선수에게 광주 남구 월산동에 짓는 분양가 2억 2000만원 규모의 우방아이유쉘 아파트 전용 84㎡(공급 35평) 1가구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포스코건설은 정 부회장이 지난 1월 열린 ‘체조인의 밤’ 축사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체조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데 따른 것이고, SM그룹은 광주출신 기업인인 우오현 회장이 양 선수 가족이 비닐하우스에서 어렵게 생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부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양학선 선수는 국내 매체 인터뷰를 통해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부모님에게 집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심은 양학선 선수에게 너구리 라면을 평생 무상으로 제공할 뜻을 밝혔다. 양 선수의 어머니 기숙향씨가 결승전 직후 이루진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딴 아들이 너구리라면을 제일 먹고 싶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세 기업이 똑같이 후원 의사를 밝혔지만, 농심의 발표에 대해서는 누리꾼의 반응이 유독 싸늘하다. 한 봉지 800원짜리 너구리를 하루 한 봉지씩 먹는다고 계산할 때 1년 동안 드는 비용은 최대 92만원. 양 선수의 나이(20세)와 평균수명 80세로 가정할 때 60년 동안 드는 비용은 5520만원에 불과하다.
한꺼번에 1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포스코와 2억2000만원 실물을 지급하는 SM그룹과는 규모 면에서 적게는 4배, 향후 기대 이자 수익까지 감안하면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누리꾼들 사이에는 농심이 제품 홍보하는 수단으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유명세를 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디whma***은 “다른 기업은 아파트를 준다는데 부모님 보험을 가입하는 식의 현실적인 도움을 연구하라”며 농심을 질타했다. 조선일보 독자인 권오정씨는 “아무리 상업적이라지만 농심은 저러면 안된다”면서 “좀 더 대기업답게 매스컴에서 너구리 광고도 되었으니 격려금을 내거나 광고모델로 기용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아파트를 후원하는 SM그룹 우 회장의 결정은 양 선수가 광주 지역 기반 선수라는 점과 우 회장이 양 선수처럼 어린 나이에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우 회장은 광주상고와 광주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으며, 24세에 맨몸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어 1988년 36세에 광주에서 삼라건설을 세웠다. 양 선수는 광주 광천초등학교와 체육중·고를 졸업했다.
삼라건설을 모태로 창업한 SM 그룹은 2004년 진덕산업인수를 시작으로 백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에 이어 2008년 우방과 신창건설 등을 인수하면서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이다. SM 그룹은 광주시, 양 선수 가족과 협의해 양 선수가 귀국하는 대로 광주시청에서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취득·등록세 등 제반비용은 양 선수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