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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밝힌 우정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그 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1.07.02일 14:21
우정이라는 현상은 보편적이고 근본적이다. 몸과 마음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유대는 그 자체로 즐거울 뿐만 아니라 삶에 필수적인 요소다. 물론 과학과도 밀접하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또 다른 자신”이라고 말했다. 수천년 후 뇌과학과 유전학은 그 말에 담긴 진실을 밝혀냈다. 친구끼리는 유전자형이 비슷하며 친구를 사귀는 성향이 유전된다는 것이다. 최신 뇌영상 기술을 봐도 친구들은 자극에 반응하는 뇌의 패턴이 비슷하고 뇌는 사랑하는 사람을 실제로 자신의 일부로 인식한다.

과학 저술가 리디아 덴워스는 누구나 그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오래동안 학문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우정에 주목하고 이와 관련된 학문적 결실을 집대성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우정의 과학》은 우정의 생물학적·심리학적·진화적 토대를 탐구한 저서다.

초기 인류가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직계 가족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우정은 시작됐다. 그 뿌리는 령장류에게서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저자는 푸에르토리코의 히말라야원숭이와 케냐의 개코원숭이 등의 사례로 인간의 유대를 통찰케 한다.

우정의 반대 편에는 사회적 고립인 외로움이 있다. 외로움은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 사회적 련결이 행복과 장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과학과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거시적 진화의 관점으로 협동과 동료애가 인간 사회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수행한 필수적 역할을 들려준다.

우정은 삶의 단계와 생애 주기에 따라 변화하지만 인생에서 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취학전후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잘 사귀는지 여부가 성공적인 사회화의 기초가 되고 사춘기에 이르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또래 친구들의 영향력이 부모를 릉가하게 된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 시기에는 친구에게 소홀해지기 쉽지만 중년이 지나면서 다시 친구의 역할이 커진다. 60세 이전에는 배우자 유무가 건강에 중요하나 이후엔 친구나 친척과의 친밀한 관계가 더 중요하다. 저자는 80세의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50세 때 자신의 인간관계에 얼마나 만족하느냐라고 말한다.

과학사에서 우정의 과학이 본격적으로 싹튼 때는 영국의 정신의학자 존 볼비가 동물행동학자 로버트 힌데와 손 잡고 애착 리론을 완성한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인간은 물론 령장류, 양, 돌고래, 심지어 물고기에게도 우정이 존재한다는 게 속속 밝혀지면서 그 생물학적 근원을 탐색하는 진화론적 접근 방식이 부상했다.

저자는 에밀 뒤르켐의 사회학 연구, 존 볼비의 애착이론, 찰스 다윈의 진화론 등으로 우정의 과학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살펴보며 20세기 중후반부터 현재까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령장류학, 면역학, 유전학,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 신경과학 등의 성과를 결합해 우정의 기원과 진화, 인간과 사회가 갖는 의미도 다각도로 분석해낸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가족의 기분에 따라 내 기분도 덩달아 널뛴다. 우정도 같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소속감이라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고통이나 신체적 쾌락을 유발해 그 욕구에 주의를 집중시킨다. 하지만 혈연이나 사랑으로 맺은 관계와 비교할 때 우정은 력사적으로 과학 분야에서 소홀한 대접을 받아왔다.”

“친구는 우리가 선택한 가족이다. 친구가 있으면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고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더욱 수월하게 맞설 수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좋아하는 정도가 혈압과 면역세포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친구가 주는 진정 효과는 상상에 그치지 않는다. 긍정적인 뉴대관계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는 일에 개인과 사회가 바로 지금 나서야 한다.”

저자는 “우정은 실제로 죽고 사는 문제”라면서 “DNA를 통해 서로 관계 맺는 방식을 통해 전달되는 우정은 성공하고 번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필수 요소”라고 그 가치와 역할을 거듭 강조한다. 태평시기에도 그렇지만 힘든 시기일수록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가족 못지 않게 소중한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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