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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거울 /리상각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0.07.29일 13:38
대문호 레브 똘스또이를 “로씨야의 거울”이라고 한다. 이는 문학이 생활의 거울이란 말이다.

요즘 한국시인대회에서 오탁번시인이 “시는 삶과 꿈을 가꾸는 언어의 집”이라는 연설을 했다. 시도 역시 삶과 꿈을 떠날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정력이 왕성하던 젊은 시절에 글을 쓰기 시작하던 일을 돌이켜보아도 그러한것이다. 문학작품을 보면 쉽게 충동을 받게 되고 글을 써보고싶은 욕망이 움틀거린다. 성공여부는 장담할수 없는 장래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익숙한, 체험을 거친 일들을 쓰고 자기의 마음을 적는데로부터 습작이 시작된것이다. 그것이 비록 단순하고 성숙되지 못하더라도 소박하고 진실한것이면 첫발을 옳게 내디뎠다고 볼수 있다. 그러므로 문학은 시작부터 생활을 떠날수 없다. 번데기가 벗어버린 빈 껍데기를 주어다가 자기 글을 장식하는식의 장난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물론 창작에서는 언어와 기교가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작가는 표현의 능수가 되여야 한다. 허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것은 문학의 정신이며 주제이다. 언어와 기교는 문학정신을 정확하게 생동하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작품에 정신이 빈약하면 거기에다가 아무리 화려한 언어의 옷을 입혀도 보잘것 없다. 정신과 언어와 기교가 맞물리고 잘 어울려야 문학의 매력이 있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문학정신은 어데서 오는것인가? 역시 생활에서 오는것이다.

2010년 5월 21일, 연길에서 “윤동주 서거 65주기 기념세미나 및 시랑송회”(연변조선족문화발전추진회, 연변시인협회 주최)가 열렸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바란 윤동주시인의 아름다운 시혼을 읊으면서 우리들 부끄러운 시인들은 량심의 가책을 받지 않을수 없었다.

윤동주시인은 연변에서 태여났고 자랐으며 여기서 공부를 하고 문학창작을 시작했다. 그의 묘소마저도 이곳에 안치되였다. 1948년에야 처음으로 그의 유작시집이 모국에서 출판되였지만 지난 세기 80년대에 와서야 우리는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되였다.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감동을 받게 되는것은 무엇때문인가? 그것은 윤동주시의 기본주제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애족, 애향, 애국의 치렬한 시정신이기때문이다. 나라와 고향을 잃은 아픔과 슬픔, 흰띠로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고 힘겹게 살아가는 슬픈 족속을 눈물겹게 그렸기때문이다.

윤동주시인은 천사같이 아름다운 불멸의 사랑을 목메게 읊은 “시와 생활과 지조가 완전히 일체화된”(박두진) 천재적인 우리 민족의 시인이다. 순결한 시인은 미래의 희망을 목마르게 읊었다. 쫓아오던 해빛이 높은 십자가에 걸렸는데 저 높은 곳으로 어찌 올라갈수 있는가(윤동주 “십자가” 참조)? 그래서 시인은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운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다”를 읊었다. “시대처럼 몰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를” 읊었다.

그의 시어는 소박하고 진실하며 알기 쉽고 생동하다. 편편이 우리 가슴에 와닿는다. 생활과 시대와 밀착된 시정신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것이다. 이러한 시정신은 우리를 비춰볼수 있는 거울이라 하겠다. 편편이 아름다움의 극치에 오는 시편들이다.

윤동주의 시는 시대의 거울이며 생활의 거울이며 윤동주가 비껴있는 시인의 거울이기도 하다.

우리도 부끄러운 자신을 이 거울에 비춰보게 된다. 윤동주의 깨끗하고 고상한 시집앞에서 부끄러운 우리의 가슴을 짚어보게 된다.

독자를 감동시키는 훌륭한 작품을 쓰는 소설가나 시인은 자신이 추구하는 작품의 정신세계에 얼마쯤 올라서있는가를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아야 할것이다. 인격과 창작이 모순되는 웃음거리는 빚어내지 말아야 한다.

생활에서 시작되는 문학이 생활의 거울이 되는만큼 거울을 만드는 작가는 물론 아름다운 정신의 소유자로 되여야 할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정신세계와 같이 호흡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순화시켜야 할것이다. 글과 사람이 다른 그런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문학이란 이 거울은 미달의 작가모습도 비춰볼수 있다. 그래서 이 거울은 엄숙한 거울이기도 하다.

연변문학 20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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