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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더믹과 우리의 문학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2.04.19일 09:37
득달같이 덮쳐온 코로나라는 괴질의 바이러스가 온 지구촌을 잠식한 지도 어언 2년철을 넘겼다.

사라지리라 믿었던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며 우리 앞에는 전례없던 일상이 펼쳐졌다.

이제 마스크는 살에 들붙은 필수가 되여버렸고, 느긋하게 마음 편히 외식도 이전처럼 할 수 없고, 려행은 고사하고 동네 마트도, 미용실도 마음 편히 다니지 못하고 아빠트단지에 발을 내딛기에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출근도 못하고 재택근무를 해야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도 제대로 나가지 못하며, 설명절에도 가족, 친지끼리 설문안조차 제대로 못하는, 단절감으로 고통받는 일상을 버텨야만 하는 초유의 상황과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같은 코로나 팬더믹 시대에 우리의 문인들도 뒤미처 코로나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 필봉을 박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팬더믹 시대에 우리의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가?

문학 속에서 우리는 인간사회의 휴먼을 꿈꾸기도, 인간의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학적 시도는 또다시 거대한 질병 앞에서 무용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문학의 사회적 위상이 땅바닥에 내쳐진지도 오래전의 일, 한편의 산문이, 한 수의 시가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기에는 너무나 수용이 어려운 세월이다.

하지만 그러한 꿈조차 꾸지 않으면 더 황페해지지 않을가! 적어도 그런 표현이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위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터이다. 저 유명한 카뮈도 재앙을 겪은 후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재난소설 《페스트》를 쓰지 않았던가.

코로나 와중에 가장 많이 읽은 책에 관한 집계가 나왔는데 여러 나라에서 요즘 들어 부쩍 많이 읽은 책이 바로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라고 한다. 《페스트》 다시 읽기 현상은 카뮈의 나라 프랑스 뿐 아니라 우리 나라, 한국, 일본, 이딸리아 등지에서도 나타났다고 한다.

코로나에 꺼둘리면서 문학도 시절 읽었던 《페스트》를 다시 읽었다. 그때는 모르고 읽었지만 다시 읽으며 지금의 현실과 많이 닮아 있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소설은 역병이라는 재난에 직면한 인간의 공포와 죽음, 리별 등을 적라라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절망과 공포 속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의 쟁투를 담고 있다.

재난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의연히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 《페스트》는 그래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이자 재난소설의 효시, 20세기 문학이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이전부터 온역, 전쟁, 기아 등 재난들은 우리의 작가들을 사고하게 하고 그것을 기록하게 할 의지와 힘을 주었다. 신상에 닥쳐 온 재난은 역설적으로 작가들의 소재와 문체를 바꾸어 주었고, 사색을 무르익게 했으며 위대한 작품을 낳게 했다.

하지만 막상 수준 높은 재난문학작품이 우리에게는 많지 않다. 간행물들을 통해 게재되고, 온라인들에 올라 온 ‘코로나 소재 작품’들을 보면 역행자들을 노래한 작품들이 가장 많았다. 남들이 공포 속에 뛰쳐 나오는 병원군체 속으로 다시 들어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대한 소재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 문체가 평이함에 머물러 있고 쟝르도 고르지 못하게 편중되여있다.

천편일률적으로 꽃이요, 천사요 하는 메마른 송가식 표현에 그친다. 코로나는 우리의 친인을 앗아가고, 우리의 가게를 문 닫게 하고 있다. 위압적으로 우리를 목조르고 있는 이러한 준엄한 상황을 보아내지 못하고 그에서 괴리된 가벼운‘음풍영월’식의 작품도 보인다. 쟝르에서는 가사와 시가 대부분, 수기나 수필이 간혹 보이고 소설은 이 몇해 동안 겨우 몇편 정도를 찾아 볼 수가 있다.

며칠 전 중국문단의 친절한 벗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요르한 파묵이 코로나 바이러스 소재의 장편 《페스트의 밤》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중국문단에서도 무한을 배경으로 한 코로나 퇴치를 다룬 장편소설이 이미 나왔고 해외에서도 이미 바이러스 소재의 장편소설, 영화, 연극이 이미 나왔다.

이들의 작품들을 보면 바이러스에 직면한 사회의 면면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욕망으로 교란된 지구에 등장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간의 욕망으로 제압할 수 있을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작품들에서 깊이 있게 풀어나간다.

이처럼 우리는 가볍게 붓을 휘두르던 일전의 평이한 작태에서 벗어나 작품 속에 더욱더 다양한 코로나와 같은 사회적 양상과 그에 대한 인식을 담을 고민을 해보고 다시 필을 들어야 한다.

이 참에 우리의 부박한 문단의 행태에서 벗어나 사고로 점철된‘방콕’을 이어나가며 도저한 깊이와 호흡이 긴 작품을 기대해 보는 것은 무리일가!

필자도 붓을 고르고는 있지만, 코로나 소재의 중후한 장편소설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연, 생명, 륜리, 도덕 등 여러 각도에 걸쳐 재난과 인문의 함의를 깊이 있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작가들이 사고하고 반성해야 할 명제이다.

험난했던 재난이 지나간 뒤에도 진정 우수한 정품으로 남겨질 작품창작을 위해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인류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학적 화두라고 생각한다. 역병 때문에 우리 삶과 문화의 패턴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문학의 금후의 양태와 성향도 따라서 새롭게 바뀌여야 한다.

변강 오지의 고루한 소재에서 내내 답보하며 자아만족의 미주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민족 나아가 인류의 곤경에 대한 큰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보편적인 명제를 써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코로나가 안일무사 속에 빠져있던 우리 작가들에게 준 편달적이면서도‘고마운’ 과제가 아닐가 싶다.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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