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ws24 고홍주 기자]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이 대중들과 소통의 시간을 마련했다. 적절한 예능감과 적응력을 요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이 그 무대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4일 '월드 No.1' 스페셜로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한 김기덕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이미지를 둘러싼 편견을 씻어내는 데 충실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보기 힘든 그의 출연은 그 자체 만으로도 관심을 이끌었고, 김기덕 감독은 그의 영화 속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반전 입담으로 출연에 의미를 남겼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그의 소신 발언이었다. 이날 고정 패널인 정주리에게 관심을 보인 김기덕 감독은 "내게 질문하고 싶은 게 없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에 정주리는 "제가 감독님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관심을 이어받았다.
현장의 분위기는 이미 '독한 애드리브' 준비에 한창이었다. 정주리의 영화 출연 가능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붐은 "이미 영화 속 인물 같다. 옆모습만 보면 에일리언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표정에는 '씁쓸함'이 떠올라 있었다. 김기덕 감독은 "평소 '강심장'을 보다보면 정주리씨를 항상 몰아가는 토크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저렇게 잘 견디시는 게 대단한 것 같다"고 전하며 정주리의 넉넉함에 부러움을 나타냈다. 아무리 방송이라고 해도 사소한 한 마디가 날카로운 비수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김기덕 감독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외모나 키나 여러가지로 상대 비교를 통해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 감독은 '힐링캠프'가 아닌 '강심장'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도 "어떤 틀이 됐든 김기덕이 나가면 김기덕이 아니냐. 저는 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다면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만의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진=SBS 화면캡처
고홍주 기자 falcon12@enews24.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