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 타고 아파트 건설현장서 하루 일당 15만원'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옆집에 사는 여성을 성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 공개수배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곽광섭(45)은 수입이 넉넉한 건설현장 근로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청주 우암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곽씨가 범행 전까지 청주의 한 아파트 대형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곽씨는 주로 아파트 창문 설치 관련된 일을 했으며, 창문틀 주변을 실리콘으로 고정하는 일(일명 호킹 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을 위해 곽씨는 아파트 옥상에 묶인 외줄을 타고 내려와 건물 외벽에 매달려 일을 했던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위험 부담이 큰 일이었던 만큼 하루 일당도 적게는 13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을 받았으며, 범행 전 일했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15만원 정도를 받았다.
곽씨는 또 지난 2004년 7월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 생활을 하기 전까지 개인 화물차로 운수업도 할 만큼 수입이 꽤 괜찮았다.
이를 반증하듯 2009년 출소 뒤 청주에서 만난 동거녀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도 유흥 업소 출입이 잦았고, 고급 차량을 끌고 다녔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곽씨가 10일 정도만 일해도 먹고사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만큼 경제적 문제없이 여유로운 삶을 살았던 것 같다"며 "곽씨는 일감 부족이 없는 큰 공사장에서만 일했다"고 말했다.
한편, 곽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30분께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 A(25·여)씨의 집에서 A씨를 성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공개수배 하루만인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지난 11일 발생한 청주 내덕동 20대 여성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곽광섭(45)이 우암산 모 사찰 부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곽씨가 발견된 장소는 우암산 순환도로에서 100m 떨어진 우암산 중턱 부근으로, 곽씨는 나일론 끈으로 소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었다.
발견 당시 곽씨는 범행 뒤 집을 나가며 입었던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회색 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으며 시신의 상태로 봤을 때 숨진 지 12시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곽씨의 몸에서는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신용카드가 들어 있는 지갑만이 발견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곽씨를 발견한 등산객 김모(57)씨는 "산에 올라가다가 버섯을 따러 숲에 들어갔는데 나무에 사람이 매달려 있어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곽씨가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인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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