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고 말했던 前아나운서 이계진이 힘들었던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다.
19일 방송된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에서는 KBS 아나운서 1기 공채 출신 이계진이 오랜만에 얼굴을 비췄다. 그는 현재 귀농 후 아내와 알콩달콩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이계진은 "잘 나가던 시절에 광주시로 이사왔다. 당시 '내가 지금은 잘 나가지만, 어느날 방송에 출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골에서 사는 연습을 해서, 방송을 하지 못해도 당황하지 않고 살 준비를 했었다"라며 귀농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계진은 당시 "시골에서 내 힘으로 자연을 가꾸면서 살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했다. 한 나절은 차 마시고, 한 나절은 책 읽으면 노년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대화를 이어나가던 도중, 이계진이 과거 인터뷰의 발언이 재조명 되기도 했다. 이계진은 '다시 태어나도 아나운서 하실거냐' 라는 질문을 받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계진은 "삶이 어려웠다. 유년 시절에는 전쟁이 나서 어려웠고, 청소년 시절에는 배고팠다. 그래서 지금도 밥을 안남긴다. 중고등학교때는 하루에 24km를 걸어서 학교에 갔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린 시절 내 다리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어려웠던 과거를 털어놨다.
이계진 아내, 30년간 시집살이 해...
사진=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또 대학 시절에는 그의 아버지가 '나는 너를 가르칠 능력이 안된다'며 1학기 입학금만 내 주셨다고. 그는 "아버지는 내가 2년제 교대를 나와서 선생님이 빨리 되기를 원하셨다. 그런데 나는 문학이 좋아서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갔다. 7학기는 놀지도 못하고, 여름방학에 집에도 못가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전했다.
졸업할 무렵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려운 시절을 견딘 이계진은 아나운서 시절에도 힘들었다고. 그는 "아나운서는 편하게 한 것 같아 보여도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못 맡았다. 입사 당시에 성적도 좋았는데 써 주질 않더라. 8년동안 짧은 뉴스만 했다. 월급받기도 눈치보였다"고 털어놨다.
힘든 세월을 살았다는 생각에 그는 "뭘 다음 세상이냐.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출연진들은 그런 그를 보며 "선생님 얼굴에는 전혀 힘들게 사신 모습이 없다. 여유로워 보이신다. 욕심이 없으신가 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계진은 이날 아내의 시집살이도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어머니가 시집살이를 시켰다. 내가 장남이고 누나가 세 명있다. 7남매다. (결혼 후) 맏이의 아내가 돼서 멋 모르고 시집살이를 했더라. 어려운 데도 참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집사람에게 꼼짝 못한다. 한 30년 가까이 시집살이를 했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고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