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이 높아지고 10대 성범죄도 급증하고 있지만 올바른 성지식을 알려줄 수 있는 중·고등학교의 성교육 수업 시간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상기(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초·중·고 성교육 실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의 평균 성교육 시간은 지난 2007년의 연 10.5시간에 비해 1.3시간 감소한 연 9.2시간으로 연간 의무 성교육 시간(10시간)에도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중학교의 평균 성교육 시간 역시 연 10.6시간으로 4년 새 0.7시간 감소했고, 초등학교만 0.2시간 증가한 연 10.3시간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성교육 실태를 들여다보면 실상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서 의원실이 9월 일선 학교 보건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교육 실시 현황’ 조사 결과 1년간 평균 성교육 시간이 초등학교는 5.17시간, 중학교 3.5시간, 고등학교 5.5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의무 성교육 시간인 10시간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학교 내 성교육 수업이 감소하면서 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다 보니 상당수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올라온 글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잘못된 성지식을 습득하거나 자칫 각종 성범죄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12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성교육을 빌미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안모(20) 씨를 구속했다. 안 씨는 9일 오전 2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성문제 관련 상담을 해주다 알게 된 김모(12) 양의 서울 광진구 집에 찾아가 성교육을 해주겠다며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 성교육을 전담하는 보건교사가 부족해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교과 선생님들이 성교육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앞으로 성교육 관련 예산을 늘리고 보건교사 충원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