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그 아버지의 시신으로 유전자(DNA) 대조를 하기로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3일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해군이 사살했다고 발표한 최악의 마약 조직 로스 세타스의 두목 에리베르토 라스카노의 죽음을 놓고 진실 공방이 계속되자 당국이 그의 아버지 시신을 이용해 DNA 대조작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파추카 인근 한 공동묘지에서 라스카노의 부친인 그레고리 라스카노의 시신을 꺼내 뼈에서 DNA 샘플을 채취했다. 이를 통해 라스카노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멕시코 해군은 지난 8일 멕시코 내 악명 높았던 로스 세타스와 교전 중 라스카노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만에 무장괴한들이 시신을 탈취했다.
이에 따라 사망한 사람이 라스카노가 아니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군은 사진과 지문을 통해 라스카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과거에도 그의 사망설이 나왔다가 거짓으로 판명된 일이 수차례 있어 여론의 의심은 증폭되고 있다.
라스카노는 ‘사형 집행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잔혹한 폭력 범죄들을 자행해 멕시코 치안 불안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그는 경쟁 조직원과 경찰들을 살해한 후 공개적으로 목을 내거는 등 잔학행위를 벌였고, 무고한 민간인들도 공격해 비난받아왔다. 그에게는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한편 라스카노가 사망한 후 로스 세타스의 폭력적 공격 양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이날도 로스 세타스가 자카테카스주에서 자카테카스에서 해병들을 공격해 총격전이 벌어졌고, 조직원 7명이 사살됐다.
문화일보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