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1년만에 ‘메가’로 새출발
파일공유 불법 논란 재연될듯
세계 최대 파일공유 사이트였던 ‘메가업로드’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폐쇄된 지 1년 만에 ‘메가’라는 새 이름으로 돌아왔다.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메가업로드의 설립자 김닷컴이 새로 출범시킨 파일저장 사이트다. 온라인 파일공유 불법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김닷컴이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외곽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메가’의 출시행사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는 메가업로드와 비슷하게 이용자당 50기가바이트의 무료 저장소를 제공하고, 사용자간에는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전송데이터에 암호화 처리를 해 상대 이용자가 아닌 제3자가 데이터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없게 했다. 즉, 메가도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불법적인 내용을 포함한 파일이라도 메가의 책임은 없게 되는 셈이다. 암호화 기술은 관련 당국이 파일을 감시하는 데도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닷컴을 기소했던 미국 검찰과 영화업계는 메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검찰 쪽은 코멘트를 거부했지만 그가 보석 규정을 어겼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닷컴은 보석을 신청하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다시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서한 바 있다. 미국 영화협회(MPAA)는 “새 사이트에 문제가 있는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닷컴은 서비스 개시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인터넷 역사상 가장 면밀한 법률적 검토를 거친 서비스”라고 강조하며 더 이상 소송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메가가 소비자 약관에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고 있긴 하지만 김닷컴은 개인적으로 이 조항을 넣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음악파일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영화의 경우는 사람들이 저작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게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컴퓨터로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몇달을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독일 태생으로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그는 이미 인터넷과 뉴질랜드에서는 유명인사다. 메가 개설 뒤 14시간 동안 가입자는 무려 50만명에 달했다.
한겨레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