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32)씨는 지난해 연휴 내내 각종 튀김류와 산적 등 기름진 음식을 하루 세끼 흡입하고 식후 바로 누워서 낮잠을 자고, 저녁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척 또는 친구들과 술 마시기를 반복했다. 그러더니 설날 다음날 밤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신물이 올라오고,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 계속 돼 병원을 찾았다. 단순한 소화불량이겠거니 여겼으나 여러 검사를 거친 결과 '중증 역류성 인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설 연휴가 끝난 후 이씨처럼 명절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풍요로운 음식과 꿀맛 같은 휴식을 지나치게 즐길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장에 있는 내용물 즉 위산이나 음식물들이 소화되지 않고 거꾸로 다시 올라와 후두나 인두를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위와 식도 사이에는 위 속 내용물이 식도 쪽으로 거꾸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조여주는 괄약근이 있어 음식물이 위로 역류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명절 때 기름에 튀긴 전류와 갈비, 산적 등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한 후 곧바로 누워서 TV를 보거나 술을 마시게 될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역류성 인후두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을 섭취한 후 2~3시간이 지났음에도 속이 불편하며 신트림이 계속 올라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감기는 아닌데 목이 쉽게 잠기며 기침이 잦고, 목안에 가래가 붙어 있는 듯한 이물감으로 음식 삼키기가 힘이 든다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법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우선 역류를 감소시키기 위해 식이 습관을 개선하며, 위산을 억제하기 위해 약물을 투여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역류 방지를 위한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예송이비인후과의원 김현수 원장은 "역류성 인후두염은 감기처럼 한번 치료한다고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일시적인 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재발이 잦으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수 원장은 "특히 후두염, 후두 육아종, 성대폴립이나 부종, 후두암 등의 후두질환 뿐만 아니라 만성기침, 치아 우식증, 중이염, 부비동염, 수면장애 등 다양한 질환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