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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깊은 한숨…“친할머니를 너무 잔인하게 살해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2.15일 11:27
“피고인들, 알다시피 수법이 너무…너무 잔인했어요. 피고인들이 행한 수법은 행위 자체가 너무…”

15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404호 법정. 이날 선고를 맡은 윤성원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에 서 있는 두 젊은 남녀를 향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피고인들의 형량을 감형하기에는 수법자체가…여기 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형을 낮춰주기는 힘듭니다.”

깊은 한숨을 쉬며 잠시 말을 멈추고 피고인석을 바라보던 윤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판결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합니다. 본 판결에 대해 다시 재판을 받고자 하면 일주일 이내에 상고장을 제출하면 됩니다.”

흰색 수의를 입고 당고머리를 한 채 피고인석에 서 있던 박모씨(23·여)는 선고가 끝나자 멍한 표정으로 교도관의 손에 이끌려 구속피고인 대기실로 들어갔다. 대기실 안에서는 이내 박씨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박씨의 죄명은 존속살해 및 특수절도. 그는 남자친구 김모씨(27)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경기도 연천군의 친할머니 집 별채에서 동거생활을 해왔다.

어느날 박씨는 남자친구 김씨와 술을 마시며 말다툼을 벌였고, 김씨가 자신을 때리자 할머니에게 달려가 “남자친구가 여기를 때렸다”며 자신의 상처를 보여줬다. 할머니는 “아침 일찍 같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자”면서도 “보기 싫으니 집을 나가라”며 손녀를 훈계했다.

다음날 박씨는 남자친구와 화해한 뒤 함께 약을 사서 돌아왔지만 김씨의 짐은 집 밖에 내버려져 있었다. 할머니로서는 자신의 손녀를 때린 김씨가 좋아보일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할머니를 집안으로 데려가 자초지정을 이야기했지만 화가 난 할머니는 “불쌍한 것을 먹여살려놨더니 허튼 소리를 한다”며 박씨에게도 나가라고 화를 냈다.

자신을 모욕한 할머니에게 화가 난 박씨는 거실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남자친구에게 “할머니를 죽여달라”고 말했다. 박씨는 “살려달라”는 할머니의 요청을 못들은 척하며 그 살인의 순간에 노래까지 부르는 인면수심의 태도를 보였다.

순간의 분노로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를 숨지게 만든 것이다. 당시 할머니의 연세는 72세였다.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이들은 시신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할머니의 가방을 뒤져 현금 14만원을 들고 도망쳤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15일 친손녀 박씨에게 징역 20년을, 직접 흉기를 들고 할머니를 숨지게 한 동거남 김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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