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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잔혹한 러브라인, 진희와 이적만은 제발∼

[기타] | 발행시간: 2012.03.03일 13:47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이제 종영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MBC 일일 시트콤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 (이하 < 하이킥3 > ).요즘 드라마에서 그 흔하다는 재벌2세도, 실장님도 없다. 다행히 의사가 두 명 있긴 하다. 그런데 지원, 진희로부터 애틋한 구애를 받았던 보건소 의사 계상과는 달리, 수입이 높은 항문의과 의사 이적에 대한 반응은 이상하게도 저조하기 짝이 없다.

이적의 말마따나 현실 결혼 시장에서는 돈 많고 능력 있는 남자가 제일이라고 하나, 유독 < 하이킥3 > 에서 만큼은 예외인 듯하다. 극 초반에도 공무원 준비생 영욱과 미모의 여교사 하선과의 결합으로 수많은 원성을 자아냈던 < 하이킥3 > 아닌가

▲하이킥3 > 의 한 장면. 시계방향으로 윤계상, 이적, 안내상, 안수정(크리스탈 분)

ⓒ MBC

놀랍게도, 이적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 하이킥3 > 결말이 다가올수록 실타래처럼 꼬이는 러브라인 향방 못지 않게, 과연 누가 이적의 아내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하선과 지석이 공식 커플을 이룬 상태다.

그러나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악명 높은 < 하이킥 > 시리즈인터라 지금 애인이 있다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단, 지난 28일 방영된 101회를 통해서 지원은 확실히 이적의 아내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과연 누가 이적의 아내가 될 것인가?'는 최대의 궁금증, 가장 놀라운 것은 후보군에 든 하선, 진희, 수정 모두 현재까지 이적을 좋아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과거 진희가 이적에게 "(007 시리즈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를 닮았다", "멋있고 패션 감각이 좋다"고 호감(?)을 드러내긴 했으나, 짝사랑하던 계상에게 얼떨결에 털어놓은 고백의 말을 수습하려고 한 정황을 볼 때, 진희 또한 이적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

의외로 "하선이 이적의 아내가 될 것이다"는 의견도 분분하지만, 아직까지는 진희가 이적의 아내가 될 것이 가장 유력해 보이는 상태다. 어떤 이들은 그간 진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재력 있는 이적과 결혼하길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직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고, 대학 등록금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빚더미에 시달리는 진희가 최고 학부를 졸업한 부유한 의사와 맺어지는 것. 이 또한 현실에서는 대단한 성공이긴 하다. 한마디로 결혼 시장에서 낮은 등급을 받게 될 여자가 가장 높은 등급의 남자를 잡았으니까 말이다.

▲< 하이킥3 > 에 출연하고 있는 윤계상과 백진희

ⓒ MBC

'취집'이라면...진희와 이적의 사랑은 글쎄...

하지만 진희가 취업이 아닌 의사에게 '취집'을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짧은 다리의 역습'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녀가 향후 정말로 이적의 '조건'이 아닌 이적 그 자체를 사랑한다면 그들의 사랑에 뜨거운 응원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힘겨운 상황을 회피해보고자, 억지로 마음에도 없는 의사와 결합한다면, 과연 그 사랑이 마냥 아름다워 보일 수 있을까.

< 하이킥 > 시리즈의 특징이 있다면, 가장 초미의 관심사인 러브라인만큼은, 결코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전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상당히 불편하기까지 하다. 다행히 수많은 시청자들이 바라는 대로 하선과 지석이 이어지긴 했지만, 맨 처음 하선의 연인은 지석이 아니라, 그토록 반대하는 고시생 영욱이었다.

반면 영욱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처지이지만, 많은 시청자의 지지를 받았던 진희의 계상을 향한 처절한 짝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기에다가 진희가 이적의 돈에 이끌려 억지로 그의 아내가 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조짐까지 보여 질 태세다.

그리고 겨우 이어진 지석과 하선마저, 혹시나 하선이 이적의 아내가 되지 않을까하는 공포감(?)을 엄습하게 한다. 그나마 아직까지 주요 러브라인 중심에 서지 않았던 수정이 이적의 아내가 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평이 나돌 정도다.

▲< 하이킥3 > 의 한 장면. 고영욱, 박하선, 백진희

ⓒ MBC

가장 현실에 가까운 잔혹동화 < 하이킥3 >

이렇게 브라운관 밖 시청자들이 누가 이적의 아내가 되고, 어떤 커플이 < 지붕 뚫고 하이킥 > 에 이어 참담한 결말을 맞이할까 조마조마하는 사이, TV속 < 하이킥3 > 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랑하는 하선을 위해 서울 한 복판에서 별을 따려고 하고, 구하기 힘든 '아떼모야(열대과일)'를 찾아 수소문하는 지석의 순애보. 보통 드라마에서는 한없이 행복하기 만한 달달한 로맨스가 < 하이킥3 > 에서 만큼은, 또 어떤 비극적인 이별을 만들어낼까 보는 이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거기에다가 외적 스펙만 좋지, 아직까지 전개를 보아서는 그 누구도 원치 않은 상대와 이어질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이 시청자들을 더욱 암담하게 한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 사랑도 중요하지만 조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21세기 대한민국 결혼 풍토에서 가장 현실에 가까운 잔혹 동화를 구현하는 < 하이킥3 > . 불편하게 다가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만의 특별한 결말이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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