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주말 안방극장에 드라마가 차고넘친다. 오후 8시 전후로 시작되는 주말 지상파 '드라마블록'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끝을 맺는다. 지상파 3사에서 쏟아내는 드라마만 해도 총 6~7편에 달한다. 범위를 종합편성채널까지 넓히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많다 많다' 하면서도 주말극은 계속 생겨난다. 이유는 단 하나, 주말극은 '시청률 보증수표'인 동시에 방송사의 주요 광고수입원이기 때문이다.
5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일 방송된 지상파 3사 주말드라마는 모두 두자릿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4회 방송하는 동안 자체최고시청률을 두 번이나 경신한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29.9%로 선두에 섰다. 뒤이어 SBS '내일이 오면'은 18.8%로 '넝굴당'의 뒤를 바짝 쫓았고, KBS 1TV '광개토태왕'은 17.4%를 차지했다.
성유리 주연의 MBC '신들의 만찬'은 13.3%를, 종영을 한주 앞둔 SBS '폼나게 살거야'는 12.9%, 김주혁 주연의 MBC '무신'은 11.8%를 각각 기록했다.
시청률 수치만 봐서는 어떤 드라마가 1등이고 어떤 드라마가 꼴찌인지 전혀 가늠을 할 수 없다. 4일 방송된 '무신'은 시청률 최하위였음에도 불구하고 10%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보였기 때문이다.
10%대 시청률을 한번 기록하기 위해 매회 고군분투하는 평일 밤시간대 드라마들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주말극의 시청률 과잉현상은 전부터 계속돼 왔다. 주말극에서 강세를 보이는 KBS의 경우 수년간 8시대 드라마타임을 유지해오면서 'KBS 드라마 브랜드'를 형성했다. MBC와 SBS는 '9시는 '뉴스타임'이라는 편견을 깨고 과감히 드라마를 편성, 뉴스 시청을 꺼리는 주부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8시 KBS드라마('넝굴당')를 시작으로 9시 MBC('무신'), SBS('내일이 오면'), 10시 KBS('광개토태왕'), MBC('신들의 만찬'), SBS('폼나게 살거야')에 이르기까지 숨가쁜 '드라마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물론 주말극은 주말 저녁 온가족이 한데 둘러앉아 보기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다. 이를 위해 방송사에서는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들을 극 요소요소에 포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풍성한 스토리로 가족시청층을 유인한다. 시청층이 다소 높은 점을 감안해 틈틈이 사극도 편성하며 장르의 다양성도 꾀한다. 덕분에 주말극은 기본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광고판매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드라마 공급과잉' '드라마 공화국'이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새다. 매일 방송되는 일일드라마에 이어 월화-수목 등 주 2회씩 평일드라마를 선보이고, 여기에 매주 2편씩 주말드라마까지 전파를 타게 하는 건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다.
드라마는 한류의 선봉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광고 판매에서 방송사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게 해주는 주요 콘텐츠다. 하지만 '질보다 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선보이는 지상파 3사의 경쟁적 드라마 편성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