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용 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을 공개한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의 한국 지부격인 ‘어나니머스 코리아’ 소속이라는 해커(트위터 ID@Anonsj)는 8일 경향신문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북한·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북한에는 시민의 자유를 주기 위해,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 공습과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최근 어나니머스는 북한과 이스라엘 인터넷 사이트들에 해킹 공격을 해 사이트가 다운되게 했다. 이 해커는 “북한 인터넷 사이트 등에 대해 오는 6월25일 해킹 공격을 하겠다는 예고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어나니머스 측은 6월25일 북한 정부 홈페이지는 물론 핵시설에 대해서도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이스라엘에 대한 해킹은 가자지구 공습·살상 보복
북 계속 도발 땐 추가 공격… 6월25일 핵시설 해킹할 것
- 어나니머스는 실존하는 단체인가. 아니면 해커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에 불과한 것인가.
“실존하는 단체다. 다만 정식그룹은 아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친 단체다. 우리는 Anonymous(익명)이다. 익명성을 지키며 우리의 뜻대로 해킹을 한다.”
- 해킹 작업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나, 공동으로 작업하나.
“개별적으로 행동할 때도 있다. 공동작업을 할 때에는 해커와 탱고다운(특정 사이트 마비)을 하는 사람들로 (역할을) 나눈다.”
- 이번에 북한과 이스라엘을 공격 대상으로 한 이유는 뭔가.
“우리는 유엔이 아니다. 우리의 뜻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북한에는 시민의 자유와 김정은의 사퇴, 도발 중단 등을 요구하는 것이 이유다.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 공습과 그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한 보복이다.”
- 북한에 대한 해킹 공격이 국지전 또는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차피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 통상적인 해커들과 달리 이번 북한을 공격한 후 자신들이 정체를 밝혔는데, 그 이유는 뭔가.
“어나니머스는 본래 공개적이다. 오퍼레이션(해킹 작전) 역시 거의 공개적으로 진행한다.”
- 북한의 해킹 공격과 방어 기술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나.
“직접 테스트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보안 상태를 봐서는 그리 강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이번 공격은 어떻게 진행했나.
“3월30일 5개 사이트에 대한 탱고다운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해킹을 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김정은 찬양·대남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있었다.”
- 해킹은 법적으로는 불법인데,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보는가.
“북한 오퍼레이션처럼 대의를 위해 해킹한다. 핵티비즘(Hacktivsim·정치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해킹하거나 목표물인 서버컴퓨터를 무력화하고 이런 기술을 만드는 운동)이다. 우리로 인해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할 수 없게 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로워진다면 그것을 예로 들 수 있다.”
- 어나니머스가 이념집단이나 정치집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우리의 방식과 신념에 따라 해킹을 하기 때문에 평가나 비난 여론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등을 추구한다.”
- 향후 계획은. 북한에 대해 오는 6월25일 해킹 공격을 하겠다고도 예고했던데.
“우리는 ‘#Op NorthKorea’(북한 공격작전)와 ‘#Op FreeKorea’(자유 한국작전)를 중단하지 않는다. 또 6월에 ‘#Op Korean War’를 준비 중이다. 북한이 도발 행위를 할 경우엔 언제든 추가 공격을 가할 수 있다. 우리의 요구 및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경향신문 <박홍두 기자·모바일팀 한승곤 p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