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하의 벗기고 성희롱 발언 쏟아내… 성추행도 있어" 주장
병원 "수술 전부터 이상한 행동 보이며 문제 야기" 피해자 비난
서울 강남의 유명 피부·성형 클리닉에서 30대 여성 환자가 수술을 받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예상된다. YTN 화면 캡처
환자가 수술대에 누워 수면마취를 하고 잠이 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 강남의 유명 피부·성형 클리닉에서 30대 여성이 수술을 받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YTN이 23일 보도했다. 직원 40여 명을 둔 이 병원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꽤 인기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환자 이모씨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유명 클리닉에서 가슴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지난해 12월에는 얼굴 성형 수술을 받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수술 상황을 녹음했다.
수술이 끝난 후 녹취 내용을 듣는 순간 이씨는 아연실색했다. 여섯 시간 동안 수면마취 상태로 있었는데, 수술실 안 의사와 간호사들 사이에선 이씨가 상상도 못할 대화가 오고 갔다. 의료진은 가슴 수술 직전인 이씨의 하의를 벗기고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다.
하의가 벗겨진 이씨를 본 간호사들은 "완전 제모한 거죠? 레이저 한 것 같은데?" "아, 남자친구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씨를 수술한 의사인 A원장은 더 기막힌 발언을 했다. A원장은 "남자가 없어서 그래. 이 여자 장난 아니야. 욕구 불만을 이제 이런 식으로 푸는 거지. ○○○같은 남자가 있으면 끝나는데"라고 희롱했다.
A씨의 수술이 이어지면서 특정 신체부위를 희롱하는 발언도 나왔다. 수술실에선 한 의사가 "근데 성격은 왜 이렇게 더러워? (다리) 탄력도 없는데" "탄력이 없으면 성격이라도 좋아야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
피해자인 이씨는 성희롱 발언 외에도 성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느낌이라는 게 있죠. 여자들은 예민하지 않습니까? 가슴수술했는데 아랫부위가 이상한 느낌이 왔다. 수술 마치고 얼얼한 느낌인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이씨는 해당 녹취록을 듣고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의사를 믿고 수술을 했는데 내 몸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이건 동물들한테도 하지 않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이씨의 주장에 대해 병원 측은 강력하게 반박했다. A원장은 "당사자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우리가 받은 느낌을 얘기하는 수준에 그쳤지, 이씨를 비난하기 위해서 깨 있는 사람에게 '너 이상하다'라고 얘기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하의를 벗긴 건 수술 시간이 길어질 경우 소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라면서 이씨가 수술 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이며 의도적으로 문제를 야기했다며 이씨를 비난했다.
한편 이씨는 A원장을 비롯해 간호사, 상담실장 등 10여명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