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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자금 밀반출·역외탈세·자사주 매매… ‘비자금 의혹 종합판’

[기타] | 발행시간: 2013.05.24일 06:09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ㆍ고가 미술품 구매 위장 등 국내외 두 경로로 조성

ㆍ“차명재산 3200억과 별개로 1000억대 해외자금”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이 회장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운용한 방법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회장은 임직원 명의 차명계좌, 비자금 해외 반출, 역외탈세,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자사주 매매, 편법증여 등 재벌 오너 일가의 고전적인 비자금 조성·운용 수법을 총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이 국내, 국외의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먼저 이 회장이 임직원 명의의 93개 계좌에 분산 관리한 3200억원의 출처를 살펴보고 있다.

이 회장 측은 이 돈의 출처에 대해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돈”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검찰은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나 빼돌린 회사 자금 일부가 섞여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CJ그룹이 서미갤러리로부터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거래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검찰은 차명재산 3200억원과 별개로 이 회장이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특수목적법인, 위장계열사 등을 통해 1000억원대의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명으로 해외법인을 만든 뒤 CJ그룹 계열사의 물량을 몰아줘 배당수익을 거뒀거나, 해외 계열사의 물품 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장부에 기재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국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복잡한 경로를 거쳐 수시로 해외에 반출하거나 국내로 유입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이 고가의 미술품이나 악기를 구매하는 것처럼 꾸며 거액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렇게 빠져나간 돈이 CJ그룹의 해외 계열사나 특수목적법인, 페이퍼컴퍼니 등을 거쳐 홍콩이나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 등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은 홍콩에 7개의 계열사를 운영 중이고, 버진아일랜드에도 2곳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 중 70억원이 2008년 홍콩에 있는 한 특수목적법인을 거쳐 국내에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해외 특수목적법인 등을 거쳐 국내에 유입된 이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현재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특수목적법인이 비자금을 국내외로 유출입하는 경유지 역할을 한 셈이다.

이 회장은 국내에 유입한 비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매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시세차액을 거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2008년 국내에 유입된 이 회장의 비자금 70억원은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자사주를 매매하면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화성동탄물류단지 조성 과정에서 외국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가장해 부지 일부를 사들인 뒤 더 비싼 값으로 팔아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국내에 유입된 이 회장의 비자금 일부가 이 회장의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자금 중 일부가 서미갤러리로부터 1000억원대 미술품을 매입하는 등 방법으로 ‘돈세탁’됐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이 지난 22일 국세청에서 압수한 2008~2009년 CJ그룹 세무조사 자료에는 서미갤러리와의 미술품 거래 내역도 포함돼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운용한 수법을 놓고 ‘재벌가 비자금 조성 의혹의 종합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해외 계열사 활용(태광실업·오리온그룹), 자사주 매입 등 금융투자(삼성그룹·SK그룹), 고가의 미술품 구매(오리온그룹) 등 재벌가의 비자금 조성·운용 수법이 총망라돼 있다는 것이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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