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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누가 수지의 연기력을 탓하는가?

[기타] | 발행시간: 2013.05.27일 14:34

[유진모의 테마토크]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는 확실히 재미있다. 아무리 판타지 퓨전사극이라지만 시대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대적 대사에 주인공들의 남녀칠세부동석과는 아주 거리가 먼 거리낌 없는 사랑놀음 그리고 판타지와 무협을 보여준다고 하기에는 적지 않게 어리숙해 보이는 액션 등이 눈엣가시이긴 하지만 각각의 캐릭터와 상황설정 등은 충분히 손에 땀을 쥐거나 키득키득 웃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아주 볼만하다. 영화 '공공의 적' 이후 드물게 악역을 맡은 이성재는 평소의 반듯하고 여성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극악무도한 악인 조관웅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의 화를 돋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는 그저 나이 어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신인 연기자인 줄만 알았던 이유비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관기 청조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낸다.

무엇보다 주인공 최강치 역의 이승기는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도 될 만큼 연기가 물이 올랐다. 장난기 많고 진지하지 못하며 허당기 많은 캐릭터는 평소 그가 '1박2일'에서 보여준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런 반면에 반인반수로서 고뇌하고 포효하는 모습도 썩 그럴 듯하다. 여기에 이순신 역의 유동근과 담평준 역의 조성하, 그리고 무형도관의 사군자 중의 '대나무' 공달선생 역의 이도경 등 연기파 중년배우들이 젊은 배우들의 뒤를 탄탄하게 받쳐 작품의 완성도를 매조지해준다.

그런데 옥에 티가 있다. 바로 여주인공 담여울 역의 수지다. 수지는 이 드라마 시작 전부터 미스캐스팅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더니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가 방송되고나자 주조연인 이유비보다도 못하다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유비와의 상대비교평가 점수로는 확실히 중간 이하다. 흔히 말하는 국어책 읽기 대사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불안정한 발성에 대사전달력이 떨어지고 변화가 별로 없는 표정은 감정표현이 약하며 행동은 굼뜨다. 어색한 액션연기는 차마 두 눈 뜨고 봐주기 힘들 정도다. 주인공 이승기와 투샷으로 만날 때는 이승기가 돋보일 정도다.

하지만 미쓰에이 출신의 신인 연기자 수지로서 절대비교평가를 해보면 그 점수는 사뭇 달라진다.

수지는 아직 연기자라고 하기에는 미쓰에이로서의 활동경력이나 비중이 더 크고 연기경력이 일천하다. 그녀는 분명하게 표현하자면 '미쓰에이 출신으로서 이제 연기에 도전하는 신인배우'다. 그녀는 드라마 '드림하이' '빅' 등에서 연기의 시동을 건 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써 비로소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에 접어들었을 뿐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먼 신인배우다.

지금까지 그녀가 걸어온 짧은 연예경력의 주행길을 보면 미쓰에이의 일원인 그녀는 연기에만 전념할 수 없는 활동구조를 가진 아이돌에 불과하다. 게다가 연기의 깊이를 알기에는 이제 19세의 아주 어린 나이다.

이유비와 비교평가를 해봐도 수지의 연기력이 그리 욕먹을 수준은 아니라는 게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유비는 중견 연기자 견미리의 딸로 연기자의 피를 타고 났으며 일찌기 배우의 길을 준비해왔다. 지난 2011년 케이블TV MBN의 79부작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로 시동을 건 그녀는 지난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 본격적으로 출연하며 미니시리즈의 체질을 이미 몸에 익혔다. 게다가 그녀는 수지보다 4살이나 많고 연기자 전문 기획사인 싸이더스HQ에서 본격적인 연기수업을 받은, 준비된 배우다.



이에 반해 수지는 가수 전문 기획사 JYP 소속으로 그동안 미쓰에이 활동에 전념했을 뿐 사실 지금처럼 활발하게 배우 활동을 하리라는 준비가 없었다. '건축학개론'은 그런 그녀의 장단점을 최대한 살리고 감춰서 잘 활용한 좋은 예다. 국민첫사랑이란 이미지를 쌓게 된 배경은 수지의 연기력에 기대한 게 아니라 감독의 연출력으로 그녀의 연기의 부족한 점은 최대한 카무플라쥐하되 그녀가 가진 풋풋한 매력을 강조함으로써 연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강점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조율한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르다. 감독의 연출력으로 포장되는 게 영화라면 드라마는 감독이 배우의 부족한 점을 일일이 보완해주지 못하고 작가의 필력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배우의 얼굴과 표정 그리고 연기력은 있는 그대로 브라운관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만약 수지가 이유비의 청조 역을 맡았다면, 그럼에도 지금의 담여울같은 귀엽고 예쁘기만한 이미지만 보일 뿐 내면의 깊이있는 연기를 못 보였다면 뭇매를 맞아 마땅하다.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고 집안이 몰락한 뒤 기생으로 전락한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라면 당연히 분노와 절제 그리고 와신상담의 내면 연기를 잘 소화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담여울은 청조가 아니다. 담여울은 담평준의 무남독녀로서 아쉬울 것 없는 양반 집안에서 귀여움과 떠받듬을 몸에 익히고 살아온 귀하디 귀한 여자다. 자신의 말 한마디면 하늘의 별도 따다줄 듯한 듬직한 호위무사 곤(성준)을 몸종 부리듯 하면서 마냥 천방지축 뛰어놀기만 하면 되는 게 담여울이다.



이 드라마에서 담여울의 역할은 앞으로 최강치가 '구가의 서'를 찾아 사람이 되고 그럼으로써 두 사람이 어떤 로맨스를 엮어나가는지, 그리고 담여울이 최강치의 연인이자 훌륭한 조력자로서 어떻게 활약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담여울은 그저 최강치에만 심각하면 된다. 아버지가 박태서(유연석)와 혼인하라고 하면 반항하면 되고 최강치와의 거리를 떼어놓으려 하면 투정을 부리면 그 뿐이다. 담여울은 그렇게 설정된 캐릭터다.



일각에서의 수지의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꾸준히 내달린 점, 삼촌팬들의 수지에 대한 일방통행식 애정이 식을 줄 모르는 점 등이 수지의 연기력 논란이 불필요하다는 증거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타이틀롤을 김태희가 맡고 있으며 그녀는 벌써 30대의 중견연기자로서 이제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연기력을 발휘할 필요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승기를 비롯한 여러 연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시에 '구가의 서'를 떠받치고 있는 수지로서는 지금의 연기력만으로 담여울을 표현해내는데는 별로 부족한 점이 없어보인다. 왜냐면 담여울은 지금처럼 귀엽고 예쁘기만 해도 충분하다. '건축학개론'의 과거의 서연처럼.



[언론인,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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