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미군에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이 미국의 공식 발표와 달리 화장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은 사망 후 24시간 안에 매장하는 이슬람 관례를 존중해 이슬람식 종교의식 후 그의 시신을 아라비아 해역에 수장했다고 발표했다. 화장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빈 라덴 시신 처리에 대한 미국의 거짓 발표 경위 등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미국의 민간 정보분석기관 스트랫포에서 빼내 위키리크스에 넘긴 정보 가운데 프레드 버튼 스트랫포 부회장이 상사인 조지 프리드먼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버튼 부회장은 이메일에서 "백악관의 빈 라덴 시신 처리 관련 발표가 의심스럽다"며 "시신이 전사자 유해를 담당하는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로 옮겨진 후 다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미육군병리연구소(AFIP)에 넘겨졌다"고 보고했다. AFIP는 빈 라덴이 사살된 지 넉 달 후인 지난해 9월 돌연 폐쇄됐다.
버튼은 또 다른 이메일에서 "의심스럽긴 하지만 시신이 바다에 수장됐다면 아돌프 아이히만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을 거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독일 나치 고위장교로 유대인 말살 계획을 집행했던 아이히만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아르헨티나에서 신분을 숨긴 채 십 수년을 지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붙잡혀 1962년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스라엘은 그의 시신을 화장하고도 지중해에 유골을 뿌렸다고 밝혔다.
이번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포함해 어나니머스로부터 최근 이메일 500만여건을 해킹당한 스트랫포는 지난달 27일 해킹당한 이메일들이 위·변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터넷한국일보 이태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