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삼성전자가 커브드(곡면형) OLED T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을 놓고 삼성과 LG간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제품인 탓에 시장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몇년내에 일반화될 플렉시블(휘어지는),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으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양사간의 ‘실익없는’ 자존심 싸움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55형 커브드 OLED TV를 출시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 2013’ 제품을 최초 공개한지 6개월만의 국내 시장 출시다.
이날 내놓은 커브드 OLED TV는 이름 그대로 화면이 휘어져있는 제품이다. 기존평판 TV와 달리 시청자의 눈에서 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가 동일하다. 때문에 화면에의 몰입감이 일반형 제품에 비해 뛰어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제품에는 메탈소재의 타임리스 아레나 디자인이 적용됐고, ‘에볼루션 키트’와 ‘스마트 듀얼뷰’ 등 삼성 TV의 다양한 기능이 모두 채용됐다. 가격은 1500만원.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와 함께 OLED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먼지 한 톨 크기의 화소(Pixel) 불량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Zero Pixel Defect(ZPD)’를 선언했다. 수백만개 이상의 화소로 이뤄져있는 OLED TV의 경우 일정 수준 이하의 불량화소를 포함하고 있으면 정상적인 ‘양품’으로 평가받는데, 삼성전자는 화질이 최대무기인 OLED TV인 만큼 단 하나의 불량화소도 없는 제품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55형 커브드 OLED TV를 출시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 2013’ 제품을 최초 공개한지 6개월만의 국내 시장 출시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삼성전자가 곡면 OLED TV를 출시하면서 LG전자와의 경쟁도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에앞서 4월말 곡면형 OLED TV를 먼저 국내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OLED TV, UHD TV, 곡면형 OLED TV 등의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을 놓고 세계 최초 출시 경쟁을 벌여왔다. 상대적으로 제품화가 쉬운 기술을 보유한 LG가 제품을 먼저 내놓으면, 화질본위의 기술을 앞세운 삼성이 곧바로 상품성을 강화한 제품 출시로 대응하는 양상이 전개되어 왔다. 이과정에서 상대 제품이나 기술방식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이나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 OLED나 UHD TV는 아직 의미있는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UHD TV는 그나마 해외시장에서 소량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시장에만 출시된 OLED TV는 양사 모두 ‘공개가 창피할 정도의 판매량’에 그치고 있다. TV시장이 역성장하며 최악의 불황을 겪고, 대화면 시청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는 가운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살만한 고객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사가 이들제품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앞으로를 위해서다. 플렉서블, 투명형태의 디스플레이 등 향후 몇년뒤 조성될 미래형 디스플레이 시대에 앞서 관련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업계 전문가는 “당장의 이익은 없지만 삼성은 ‘TV분야의 압도적인 절대강자’라는 이미지를 지키기위해서, 마케팅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LG는 ‘제품력 만큼은 최고’라는 포지션을 지키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