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송지훈]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 함부르크가 박주영(28·아스널)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독일 현지 언론의 보도로 확인됐다. 함부르크가 박주영을 데려오기 위해 소정의 이적료까지 책정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독일 매체 '마이하이마트'는 17일(한국시간) 자사 홈페이지(myheimat.de)에 '박주영, 아스널에서 함부르크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함부르크가 박주영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아울러 '박주영은 지난 시즌 임대 신분으로 셀타비고에서 뛰었고,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추진 중'이라며 선수의 근황도 전했다.
함부르크가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여름이적시장 기간 중 손흥민(레버쿠젠)의 빈 자리를 메울 최전방 공격 자원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함부르크는 손흥민의 대체자로 로케 산타크루스(무적), 에렌 데르디요크(호펜하임) 등을 점찍고 영입 협상을 벌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마이하이마트는 '박주영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FC 서울과 AS모나코에서 총 160경기에 나서 50골을 성공시킨 공격수로, 한국축구대표팀에서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개하며 함부르크가 박주영을 영입 목표로 정한 배경을 에둘러 전했다. 이어 '아스널과 2015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박주영을 데려오기 위해 함부르크가 200만 유로(29억 5000만원) 가량의 이적료를 지불할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아스널은 최근 들어 박주영을 자유계약신분으로 풀어주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적 또는 재임대를 통해 2년 전 박주영을 데려올 당시 지출한 500만 파운드(86억 원)를 최대한 회수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박주영의 연봉이 높아 협상이 쉽지 않다.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연 200만 유로(30억 원)를 받는다. 세금을 포함해 구단이 부담하는 액수는 연간 330만 유로(49억 원)에 이른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함부르크는 박주영이 FA 신분을 얻은 뒤 본격적으로 입단 협상을 시작해 자금 지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몸값으로 200만 유로를 책정한 건 아스널이 박주영을 순순히 풀어주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제2 옵션'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함부르크 구단 관계자가 '박주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언론에 흘린 것이 연막작전의 일환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 이적시장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함부르크 이외에도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는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더 있다"면서 "선수 자신도 분데스리가행에 대해 기대와 의지가 큰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귀띔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