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가 지금까지 총 8명의 등장인물들을 하차시키게 됐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추가된다.
극 중 동성애자 나타샤를 연기하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송원근(예명 런)이 하차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전해지면서 하차 명단에 한 명이 더 이름을 올린 것. 한 방송 관계자는 8일 OSEN에 "송원근 씨가 61회를 끝으로 하차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의 하차는 앞서 갑작스럽고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등과 달리 극의 전개상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으로, 제작진과 배우들이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드라마 최초 양성애자의 삼각관계를 야심차게 그리는가 싶었던 '오로라 공주'는 다소 맥빠진 결과를 보여주게 됐다. 송원근이 연기하는 나타샤는 박사공(김정도 분)의 동성 연인. 하지만 최근 사공이 노다지(백옥담 분)에게 마음을 뺏기면서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이 드라마는 나타샤까지 더하면 총 9명의 등장인물이 죽거나 중도 하차하게 된 기록적인 모습을 보이게 됐다. 등장 인물들이 차례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는 대작 사극에서나 가능할까 싶은 대담한 전개다.
제일 먼저 사망으로 하차한 인물은 천왕식품의 회장이었던 오대산(변희봉 분). 그는 극 초반 유체이탈을 경험한 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 하지만 그의 사망은 드라마 전개상 제 2막을 열여야 하는 꼭 필요한 설정이었기에 논란없이 지나갔다.
그러나 첫 회에서 수위 높은 표현으로 궁금증을 자아냈던 오금성(손창민 분)의 불륜녀 박주리(신주아 분)는 그 강렬한 존재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을 떠나 다른 남자와 동거중인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하차 수순을 밟아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어 오로라(전소민 분) 세 오빠들의 부인들은 시아버지인 오대산의 죽음과 천왕식품의 부도로 함께 우루루 미국으로 떠나는 설정에 희생됐다.
문제는 뒤이은 오금성과 오수성(오대규 분)의 갑작스런 하차였다. 이 사건은 방송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겹사돈 설정으로 극의 한 축을 단단히 떠받치고 있던 이들은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미국으로 떠나는 설정으로 급작스럽게 드라마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어 잡음을 일으켰다. 뒤이어 큰 오빠 오왕성(박영규 분) 역시 손창민, 오대규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는 설정으로 마무리 됐다.
임성한 작가의 방식은 이런 하차 방식에서 지나치게 '쿨'하다는 것이다. 간략한 대사 정도로 하차하는 인물을 언급하며 마무리짓는 것이 보통이다. 다른 드라마였으면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애청자들은 "이러다 주인공 OO까지 하차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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