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 마지막날인 26일, 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보시라이
중국 네티즌들이 지난 5일간 진행된 보시라이(薄熙来·63) 전 충칭시(重庆市) 당서기의 재판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매체 펑황넷(凤凰网)은 27일 보사라이 재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후 4시 기준으로 18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시라이 재판의 의의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다. '중국 법치의 진보를 촉진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보시라이가 재판에서 보여준 태도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7.4%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고위관료가 이렇게 추락하다니'(29.8%), '법을 어기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13.6%) 순으로 나타났다.
보시라이 재판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23.6%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6.8%가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생중계'를 꼽아 가장 많았으며 18%는 '법치의 진보'를 꼽았다.
한편 산둥성(山东省) 지난시(济南市) 중급인민법원은 26일 보시라이 재판 심리를 마치고 "향후 따로 기일을 잡아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보시라이는 26일 최후 변론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뇌물수수, 공금 횡령, 직권남용 등 모든 혐의를 조목조목 부인했다. 그는 해외 생활비 명목으로 아내와 아들에게 돈이 건너간 것이 사실일지라도 자신은 이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없으며 왕리쥔(王立军) 전 공안국장을 독단적으로 해임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또한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에 도주한 진짜 원인이 아내에게 품은 연정을 자신에게 들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시라이는 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주요 혐의를 인정했다가 재판 단계에 와서 이를 뒤집은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검찰이 내 자백서를 자꾸 인용하는데 이는 당시 내 마음속에 여전히 당적을 유지하고 정치적 생명을 보전하고 싶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보시라이의 변론에 검찰은 "피고인의 죄행은 극히 엄중하고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있어 법정 경감 사유도 없다"며 "필히 법에 따라 엄벌에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주의 법치 국가로서 법을 어기면 반드시 처벌받는 것이 법치 국가의 기본 요구"라며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어떤 사람도 법률을 넘어서는 특권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人民日报)는 27일 논평을 통해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이 공명정대했으며 법치로 부패를 척결했다"고 평가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