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기 부작용 가능성 부검
몸무게 130㎏을 넘는 초고도비만으로 케이블TV에 출연한 뒤 1년9개월 동안 70㎏ 이상을 뺀 20대 여성이 음식을 먹던 중 갑자기 구토를 하다가 숨졌다.
23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0분 달서구의 모텔 화장실에서 A씨(23·여)가 숨져 있는 것을 남자친구 B씨(23)가 발견했다. B씨는 경찰에서 “A씨가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고기를 구워 먹다가 구토를 일으켜 화장실에 갔다”며 “20분 가까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 가보니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31.8㎏일 때 케이블TV에 출연해 비만 때문에 조울증까지 겪었던 사연을 털어놨던 인물이다. 그 뒤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고, 위와 식도 연결 부분을 실리콘 줄로 묶는 수술을 받아 1년 만에 46㎏을 감량, 85.8㎏이 됐다. 이런 A씨의 얘기는 올 초 같은 케이블TV에 다시 나갔다. A씨는 재차 방송 뒤에도 음식 조절을 계속해 최근 56㎏까지 몸무게를 줄였다. 1년9개월 만에 75.8㎏을 뺀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40㎏대로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고 주변에 말했고, 추석 연휴 때는 음식을 잘 먹지 않다가 빈혈 증상을 일으켜 한차례 쓰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 시체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구토를 하던 중 기도에 음식물이 걸려 질식사했거나, 지나친 체중 감량으로 심장에 이상이 생겨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24일 부검을 할 예정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김윤호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