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 판매를 알리는 중국 이동통신 회사 '차이나모바일'의 홈페이지/차이나모바일 홈페이지
애플이 지난해 9월 아이폰5S·5C를 출시한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2억명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있는 세계 최대 통신 시장 중국에서 애플이 선전함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 이상의 점유율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렸지만, 애플의 상승세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이 이번달부터 7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에도 아이폰5S·5C를 공급하면서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中 스마트폰 시장서 점유율 급상승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월 3%에서 점유율이 4배나 늘어난 것이다.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17%)과도 차이가 5%포인트에 불과하다. 아이폰5S 골드 모델의 경우 중국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레노버, 화웨이, ZTE 같은 현지 브랜드를 제외하고 삼성전자는 사실상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외국 브랜드였지만, 애플의 부상으로 양상이 달라졌다.
카운터포인트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3400만대 정도의 아이폰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여기에 추가로 1500만~2500만대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소니, 샤프에 이은 4위에 그쳤다. 작년 9월 점유율이 6.3%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애플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선호한 영향이 컸다. 일본에 이어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도 언제까지나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아이폰, 차이나모바일서도 판매…삼성전자 점유율 추락할 듯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사업에 또하나 악재는 차이나모바일과 애플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요 5개 해외 고객사 중 한 곳이다.
이런 차이나모바일이 이달 17일부터 아이폰5S·5C 판매에 들어간다. 지난달 이틀간 사전판매량이 10만대 정도로 아직은 잠잠하지만, 애플이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을 합친 것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가입자를 가진 차이나모바일에 판매되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테크널리시스의 밥 오도넬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차이나모바일 계약건과 관련해) 가장 큰 피해자는 삼성”이라며 “비(非)중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애플이 많이 가져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의 리서치 이사인 톰 강은 “애플 아이폰5S가 중국 상위 이통 3개사에 판매된다는 것은 중국 내에서 판매 확대를 위한 ‘가격전쟁’에 불을 붙이는 격”이라며 “애플과 삼성의 올 1·2월 시장점유율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했다.
[설성인 기자 seol@chosun.com]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