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6인치와 7인치 화면 크기의 패블릿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6인치 ‘슬레이트6 보이스탭’과 7인치짜리 ‘슬레이트7 보이스탭’이다.
두 제품은 비슷한 부품을 썼다. 안드로이드4.2(젤리빈)를 탑재했고,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6GB 내장 메모리가 들어갔다. 저장 공간이 부족하면, 마이크로SD카드로 최대 32GB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뒷면에는 500만화소, 앞면에는 200만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화면에 쓰인 패널은 두 제품 모두 IPS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 두께는 다르다. 슬레이트6 보이스탭은 6인치 화면에 1280×720 해상도를 갖췄다. 두께는 9mm다. 슬레이트7 보이스탭은 7인치 화면에 해상도는 1280×800이다. 9.5mm로 6인치 제품보다 다소 두껍다.
HP의 모바일기기 시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HP는 지난 2010년 ‘팜'을 12억달러에 인수해 ‘터치패드’ 태블릿PC를 출시했다. 결과는 신통찮았다. HP는 터치패드를 출시하고 불과 49일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웹OS는 오픈소스화했다.
HP가 모바일기기 시장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2년, 맥 휘트먼 CEO가 HP의 새 사령탑이 된 뒤부터다. 맥 휘트먼 CEO는 2012년 9월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HP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모바일기기 시장에 관심이 있다는 속내를 공공연히 밝혔다.
HP는 지난 2013년 1월 윈도우8 OS를 탑재한 태블릿 PC ‘HP 엘리트패드’를 출시하고, 4월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슬레이트7′을 출시했다. 6?7인치 패블릿으로 스마트폰 시장에까지 진출한 셈이다.
HP는 "두 제품을 오는 2월 인도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HP는 스마트폰 포화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 보다는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저가 스마트폰, 개도국 성장의 열쇠’ 보고서를 보자. 보고서는 선진국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개도국 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시장의 반응이 HP의 스마트폰 사업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혜미 기자 hyem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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