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앙큼한 돌싱녀' tvN '응급남녀'처럼 이혼을 소재로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 / MBC tvN 제공
[스포츠서울닷컴ㅣ김한나 기자] 방송이 '이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혼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닌 만큼 사회 현상의 하나로 담아내기 시작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과거 이혼을 부정적으로 다뤘던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방송가 편성표를 살펴보면(10일 오전 기준) 이혼은 드라마 예능 등에 넓게 분포 돼 있다.
SBS 주말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MBC 수목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연출 고동선), 케이블채널 tvN 금토 드라마 '응급남녀'(극본 최윤정 연출 김철규) 등이 이혼을 소재로 이야기를 엮어간다.
종합편성채널 JTBC '99명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는 99명의 이혼 여성들이 패널로 출연한다. 포맷 자체는 돌아온 싱글 여성이 최고의 남편을 찾는다는 것이지만 결혼에 한 차례 실패한 여성들에게 부부생활에 대한 공감대와 결혼의 허와 실 등을 듣는다는 취지가 더 크다.
이혼은 JTBC '99명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 '님과 함께'등 처럼 예능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 JTBC 제공
JTBC '님과 함께'는 이혼을 소재로 하지는 않지만 실제 이혼하거나 배우자와 사별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가상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채널A '혼자 사는 여자'는 이혼녀에 국한하지 않고 싱글 여성들도 출연하긴 하지만 혼자 사는 여성들의 히로애락을 다룬다.
방송에서 이혼을 다루는 것은 이제 이혼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과거 이혼이 불륜이나 시월드 등으로 어둡게 다뤄지거나 겉핥기 식으로 그려졌다면 최근엔 콘텐츠가 많아진 만큼 다양한 시선들로 그려내 주목된다.
'앙큼한 돌싱녀'나 '응급남녀'처럼 이혼을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가볍게 풀어 내기도 한다. 또 '세 번 결혼하는 여자'처럼 이혼의 아픔을 현실성있게 그리기도, 또는 '99명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여자' '혼자사는 여자' 등 처럼 이혼 후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상 등을 담기도 한다.
사회 현상을 담아 이혼을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현실적인 돌직구의 형태로 담아내는 것은 콘텐츠 다양성 면에서 환영할 만 하다. 특히 이혼을 경험한 사람이 사회적 실패자라거나 '이혼녀'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등의 고정관념이 한꺼풀 벗겨지고 있는 것은 그 좋은 예다.
하지만 1차원적이고 희화된 이혼 소재는 결혼을 경시하거나 이혼남녀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수도 있는 만큼 섬세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anna@media.sportsseoul.com
연예팀 ssent@medi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