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암모니아, 과도한 세로토닌 등은 우리 몸을 피로하게 만든다. 피로 물질을 줄이려면 육류 위주의 식사는 하루 한 끼로 줄이고, 비타민B₁등 에너지 대사에 도움 이 되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피로 물질 쌓이면 쉬어도 피로 가중, 한 시간 이상 운동은 동반자와 함께… 흰 밥·육류 줄이고 미나리 먹어야
3개월간의 큰 프로젝트를 지난달 끝낸 직장인 박모(41·서울 서대문구)씨는 누적된 피로를 풀기 위해 몇 주 째 주말 내내 잠만 잤지만 피로가 더 심해졌다. 반면, 늘 쉽게 지치는 주부 김모(45·서울 강동구)씨는 운동 부족이라는 말에 석 달간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했지만 오히려 만성피로가 생겼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피로 물질을 제대로 배출하지 않으면서 잠만 많이 자거나 쉼없이 운동하면 대사기능이 떨어져 피로가 가중된다"고 말했다.
◇'행복 호르몬'도 균형 잃으면 피로 유발
'피로 물질'은 피로를 일으키거나 피로 회복을 방해하는 다양한 노폐물과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피로 물질은 다음과 같다. ▷젖산=무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을 과도하게 쓰면 생긴다. 젖산이 많아지면 근육이 뭉치면서 전신에 피로가 쌓인다.
▷암모니아=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암모니아는 뇌의 호흡중추를 자극해 과호흡을 유발한다. 숨이 얕고 가빠지면서 호흡기관 피로가 가중된다. ▷활성산소=인체가 쓸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는 산소가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산소 찌꺼기인 활성산소가 생기는데, 활성산소는 에너지 생성과 대사를 맡는 ATP(아데노신3인산)의 혈중 농도를 떨어뜨려 피로감을 높인다. ▷과도한 세로토닌=적절한 운동을 하면 뇌에서'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일정량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 쓰이고 나머지는 우리 몸 속 적정 세로토닌 농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재흡수된다. 그런데 과도한 운동을 하면 혈액 속 아미노산 농도가 높아져 세로토닌 분비량은 지나치게 늘리는 반면, 재흡수 기능은 억제시켜 세로토닌 신경을 지치게 만든다. 졸음, 피로감 등이 생긴다.
◇비타민B₁ 부족하면 피로해소 안 돼
중앙대약대 손의동 교수(약리학)는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가 에너지로 바뀌지 못하고 혈액이나 조직에 쌓이면 피로 물질이 된다"며 "특히 비타민B₁(티아민)이 부족하면 영양소의 에너지 전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피로 물질이 많이 쌓인다"고 말했다. 몸에 피로 물질을 축적시키는 습관은 이렇다. ▷잘못된 자세=자세가 나쁘면 자세 유지를 돕는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해 젖산이 많이 쌓인다. 서 있는 자세의 경우, 옆에서 봤을 때 귀부터 어깨, 무릎, 복숭아뼈 가운데까지 일직선이어야 바른 자세다. ▷한 시간 이상 나홀로 운동=한 시간 이상 혼자 과도하게 운동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세로토닌이 과다 분비된다. 운동을 오래 할 때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과로=스트레스를 받으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불필요한 산화 대사물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활성산소 생성이 늘어난다. ▷단백질 위주 식사=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암모니아는 요소로 변환돼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암모니아 생성이 과다하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쌓인다. ▷단순당 식사=흰 빵·흰 밥, 정제 탄수화물 등은 에너지 전환과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₁을 많이 소모시켜 피로 물질이 몸에 쌓이게 한다. 쌀밥은 콩, 시금치, 미나리 등 비타민B₁이 많은 반찬과 함께 먹는다. ▷술·커피=매일 소주 1병 이상의 과음을 하면 아세트알데히드·암모니아 등 독성 물질이 간에 축적되는데, 간은 독성 물질을 혈액 속으로 역류시켜 피로를 유발한다. 하루 4~5잔 이상의 커피도 근육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젖산을 만든다.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