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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남기고온 그 한마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5.08일 08:45
장명길 칼럼

  나는 2012년 7월경에 한국 충북 진천시일대에서 용역으로 일당을 뛴적 있다.

  어느 한번, 아침 일찍 중국로무일군들과 함께 용역사무실 마당에서 일거리를 기다리고있는데 몇번에 걸쳐 일군들은 기본상 배치되여나갔다. 나는 남은 몇몇 사람들과 한담을 하며 일감을 기다리고있었다. 이때 새까만 하이야 한대가 다가왔는데 용역사무실 사장이 나더러 그차에 앉아가라는것이였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70세가량 돼보이는 로인이였다. 그는 나에게 오늘 할 일은 산에서 파온 흙 한차를 채로 쳐서 모래를 가려내고 집앞 잔디밭에 펴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점심은 뭘로 할가요?》라고 묻는것이였다. 《뭐 주는대로 먹지요》라고 대답했더니 그분은《오늘 우리내외가 볼일 있어서 외출하니까 일은 알아서 하고 점섬은 먹기 쉽게 김밥을 사오겠어요》라고 했다.

  혼자서 하는 일이지만 워낙 부지런한 성미인 나는 삽으로 흙을 퍼서 채에 치고 모래와 나무뿌리는 걸러내면서 일축을 냈다. 그러느라니 잔등에, 얼굴에 땀이 흥건히 내뱄다. 한참 허리를 펴고 한숨 돌리고는 또 일손을 재우치다보니 어느덧 12시 반쯤 되였다. 이때 주인내외가 돌아와 수고했다며 그만하고 점심이나 먹자고 했다.

  나는 배도 고프던차라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수도물에다 세수도 깨끗이 하고나서 천천히 집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그런데 집안에서 아주머니가 차판에 김밥말이와 김치, 물을 담아들고 나와 나에게 주면서 선선하게 밖에서 먹으라는것이였다.

  그날은 선선하기는 고사하고 해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라 무덥기 짝이 없는데 밖에서 먹으라고 하니 어쩔수 없이 그늘진 곳을 찾아 집뒤쪽에서 점심을 먹게 되였다. 어쩌면 소나 말에게 일을 시킨 정도 취급을 하니 씁쓸한 심정은 말이 아니였다. 그런대로 참고 견디며 오후 일을 부지런히 해냈다.

  일을 끝내고 품삯을 받아쥔 나는 집주인에게 한마디 했다.

  "사장님, 일을 시키고 돈을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참 이러시면 안됩니다. 우리 중국에서는 누구에게 일을 시키든 집사람들과 함께 어깨나란히 모여앉아 식사대접을 합니다. 일군들에게도 인격이 있습니다. 외국일군이라고 이렇게 머슴취급을 하는건 도리가 아니지요."

  그 말에 주인은 놀라는 기색이였다. "그렇게 심각한가요? 미안했어요!"라고 하면서 그는 후날 무슨 일이 있으면 다시 나를 찾을거라고 안위를 하는것이였다.

  귀로에 올라서도 마음은 내내 편치 않았다. 하긴 한국땅에 가서 중국은 어떻다고 도리를 내세우는것도 타당치는 않은 같다. 한국은 자본주의나라인만큼 가진자가 주인이고 그 돈을 버는 일군은 당연 머슴이고 노예가 아닐가. 이런 체제하에서 골수에 젖어든 한국인들의 습관을 당장 우리의 습관대로 사람마다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도록 해달라고 하는 나의 요구가 되려 무리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산에 가면 산노래를 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나라에 와 일하는 외국일군이라고 인간이하 대우를 받아도 무방하다는 도리는 없지 않은가? 자본주의사회든 사회주의사회든 사람이 인간대접을 받으려는 욕구는 본능인것이다. 인격에 대한 추구는 그 어느 나라 사람이든 모두가 마찬가지인것이다.

  한국에 가 일하는 많은 중국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이 바로 이런 불평등한 인격대우이다. 남의 집 보모로 들어가 일하는 사람들치고 한결같이 불평불만을 가지는 일이 바로 한밥상에 앉아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거의 누구나 집식구들이 식사를 끝낸 다음 설겆이를 하면서 혼자서 따로 밥을 먹으며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그것이 차차 습관으로 된 다음에는 또 함께 밥상에 마주앉는 일이 더 불편해진다고 하는이들도 있다.

  실은 내가 한국인 주인에게 남기온 그 한마디는 필경 나자신에게 한 말인것 같기도 하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에 봉착하든 자신의 인격을 잃지 말고 떳떳하게 기개있게 처신하라고 말이다.

  요즘 들어 한국행차가 보다 쉬워지면서 한국행을 하는이들이 많아지고있는데 역시 그들에게도 나의 그 한마디를 전하고싶다. 어차피 남의 집살이를 하는바에는 마음부터 단단히 먹고 남들의 사정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미리 여러가지 정보를 알고 떠나는것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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