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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까치우는 아침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6.20일 15:11
(통하) 정국선

  아침 집문을 나서는데 깍-깍-깍- 하는 반가운 까치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까치의 울음소리는 희소식을 알리는 메시지라는 속설이 있는 까닭에 아침부터 까치울음소리를 듣고나니 기분이 참 좋아지면서 내가 하는 일들이 잘 되여 갔으면, 소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졌으면, 반가운 손님이 올라나, 기쁜 소식 들이 있으려나 하는 소망들을 하나씩 마음에 담아 본다.

  기분이 붕 떠서 무아의 경지에 빠져 들다가는 소망과 현실간의 거리는 얼마만큼이나 될지 스스로도 가늠이 되지 않는 허황하다는 생각에 피씩 웃음이 나왔다.

  또 하는 일들이 모두 잘 되여 나가거나 마음속 소망들이 모두가 현실로 되여지거나 매일 반가운 소식, 기쁜 소식만이 들려오는 단순한 인생이 아님에도 까치우는 소리에 흔들려 행운을 꿈꾸면서 소망을 현실로 당겨보는 자세는 어떤것이고 어떻게 되여 소망이 현실로 다가오게 되는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였다.

  평생을 농사일을 해오시며 농부인생을 살아오신 나의 아빠는 새벽 4시면 황소를 끌고 나가 방목하는 한편 논을 한번씩 돌아보고야 조반을 드시는 근면하신 분이시다. 아빠도 무수히 까치울음소리를 들으시며 아침을 맞이 했겠지만 종래로 요행 따위를 바라거나 공짜를 바라는 성미가 아니였고 항상 일밖에 모르는 실농군이였다. 그러했기에 아빠가 가꾸는 논밭이나 터전은 항상 풍성한 가을을 맞을수 있었고 농사를 지어 자식들 공부 뒤바라지를 하고 벽돌집도 사고 풍족한 생활을 해나갈수 있었다.

  남 다 노는 겨울에도 종래도 마작이나 화투, 트럼프같은 투전놀이에 취미를 붙이고 허송하는 법을 모르고 강가나 들에 나가 화목을 해오지 않으면 하다못해 추위가 심해지면 벼짚을 들여다 새끼를 꼬거나 어머니를 도와 메주하는 일을 돕지 않으면 불을 때 집안이라도 뜨끈뜨끈 덥혀 놓는 부지런한 분이시다. 아빠는 말이 썩 적은 과묵한 분이기에 아빠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누구도 알수 없지만 아빠의 행동거지에서 나는 아빠는 하늘에서 떡 떨어지는 공짜를 바라는 그런 허황한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닌 착실한 분이라는 판단이 선다.

  평생을 농촌에 뿌리박고 다 스러져가는 농촌마을의 풍경을 가꾸며 몇호 남지 않은 농촌마을을 지키고 있는 아빠를 누군가는 좀 우직하고 융통성이 없다고 비웃을지 몰라도 나는 아빠가 그래도 공경스럽고 돋보인다.

  자그마한 산간마을이지만 50년전 개척 당시 20여호로부터 100여호 더 불어나 호황기에는 학교 학생도 200여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마을에 남아있는 농호가 일곱호에 11명 뿐인데 그속에 장장 마을을 50년가까이 지켜온 아빠가 계신다. 아빠는 평생 부지런한 두손과 노력으로 행복을 만들어 가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빠는 발빠르게 땅 팔고 집 팔고 고향을 떠나 연해도시로, 한국으로 떠난 사람들을 따라 한번도 마음을 움직여 고향마을을 떠나볼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만큼 아빠는 농민이면 농사가 제일 적합한 선택이라고 여기시고 한평생 농사일을 손에 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얼마 안되는 빚에 못이겨 농경지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준 사람들이며, 치부를 앞세우고 닭알낟가리를 쌓다가 집과 땅이 다 남의 손에 들어가 타향에서 떠돌이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황새가 왁새를 따라갈려면 가랭이 찢어진다고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일깨움을 주시는 분이시다.

  아빠를 조용히 떠올려 보노라니 행복이나 꿈은 항상 부지런한 손끝에서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여지는것이고 분수에 맞게 욕심을 버리고 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해나가는,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법을 알았을 때 찾아오는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기다려지는 모든 행운, 내가 바라는 희소식도 모두가 내 마음이 움직이는 길 따라 깃들게 되는것이라는것도 새삼 느끼게 된다.

  항상 베푸는 자세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대한다면 나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항상 그리움이 숨쉬게 하고 존재의 가치가 있게 되리라는 믿음으로 자신있는 기다림을 하나하나 쌓아 항상 밝은 아침, 평온한 하루, 상쾌한 하루가 만들어질것이다. 까치우는 아침 어김없이 희소식 듬쁙 실려 전해오리다.

  누군에게나 밤을 자고 깨고나면 아침은 깍듯이 찾아온다. 항상 열심히 일하는 자세라면 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고 소원성취 할것이고 안일만을 탐내고 게으름을 피워대며 늦잠이나 자는 사람에게는 하는 일도 엉망이고 소원하는 일도 망상에 그치고 말것이다. 또 베풀지 않은 사람은 받을수도 없는만큼 허무한 기다림으로 희소식을 기대한다면 선자리가 잡초뿐 무엇이 더 남아 있을가?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마중하며 소망과 현실간의 거리를 재여보고 아침의 참뜻도 깨쳐보고 아침을 마중하는 참모습도 새겨보고 아침의 소중함도 느껴보며 아침의 사랑스러움도 감수하면서 까치우는 아침, 오늘도 신나는 하루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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